테러 재발에 화들짝… 美 되살아나는 ‘부시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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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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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평가 활발… 지지율 47%로 급등, 25일 기념관-도서관 헌정식 열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사진) 기념관 개관을 앞두고 미국에서 ‘실패한 대통령’으로 낙인찍혔던 부시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보스턴 마라톤 대회 폭발 사건으로 미국인들의 ‘테러 공포’가 되살아나면서 대(對)테러 강경책을 펼쳤던 부시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되살아나고 있다.

보스턴 테러 직후인 17∼21일 실시해 23일 발표한 워싱턴포스트-ABC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7%가 부시 재임 기간 업적에 대해 ‘지지한다’고 답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50%)보다는 낮지만 후임자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지지율이며 퇴임 전(23%)보다는 크게 높아졌다.

연일 부시 대통령을 재조명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 미 언론은 부시 대통령이 외교안보에서는 실패했지만 내치(內治)에서는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하고 있다. 타임지는 이라크전쟁, 관타나모 수감자 고문 등으로 대변되는 부시의 일방주의 외교는 큰 비판을 받았지만 ‘낙제학생방지법(NCLB)’, 메디케어(노인 의료보험) 수혜 확대, 불법 이민자 구제 등은 획기적 정책이었다고 23일 평가했다.

퇴임 뒤 그림 그리기로 소일하며 조용히 지내던 부시 전 대통령은 25일 텍사스 주 댈러스의 서던메소디스트대에서 열리는 부시 기념관 및 도서관 헌정식에 참석하며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이 자리에는 빌 클린턴, 지미 카터, 아버지 부시 등 전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도 참석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 해외 사절도 대거 초대됐다.

부시 전 대통령 부부가 2500만 달러를 기부해 세워진 기념관에는 9·11테러, 이라크 침공, 허리케인 카트리나 등 부시 재임 기간 중 중요 사건들을 보여주는 ‘결정의 순간’ 전시관을 비롯해 기념품 4만여 점이 전시된다. 9·11 코너에는 세계무역센터 잔해물과 부시 대통령이 구조대원들 앞에서 사용했던 확성기 등을 볼 수 있다. 일부에서는 실정(失政)을 드러내는 전시는 축소하자는 제안이 나왔지만 부시 전 대통령은 “있는 그대로 평가 받겠다”며 전시를 지시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부시#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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