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여의도 안착… “신당 밑그림은 언제” 야권 촉각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4·24 재·보선]
■ 막오른 정치실험 2막

“이겼다” 안철수 지지자들 환호 24일 밤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안철수 당선자의 선거사무소에서 자원봉사자들과 지지자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이겼다” 안철수 지지자들 환호 24일 밤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안철수 당선자의 선거사무소에서 자원봉사자들과 지지자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안철수의 새 출발을 꼭 지켜봐 주십시오.”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새 정치 실험 2막이 시작됐다. 지난해 정치쇄신을 내세워 대선에 뛰어들었지만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후보직을 포기한 안 전 교수는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통해 다시 새로운 정치를 향한 노정에 올랐다.

안 당선자는 국회에 입성하기까지 드라마틱한 과정을 거쳤다. 지난해 9월 19일 “정치가 바뀌어야 우리의 삶이 바뀐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이 단일화 방식을 둘러싸고 양측의 난타전이 벌어지는 등 교착상태에 빠지자 그해 11월 23일 전격적으로 후보를 사퇴했다. 12월 19일 대선 당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스탠퍼드대 인근으로 떠난 그는 올해 3월 7일 무소속 송호창 의원을 통해 서울 노원병 출마를 알렸고, 출국 82일 만인 3월 11일 귀국했다. 그 뒤 “국민의 마음을 중하게 여기는 낮은 정치를 하겠다”며 한껏 몸을 낮추고는 발품을 팔았다.

그가 여의도에 입성함에 따라 정치권은 한바탕 요동을 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민주당은 안 당선자가 보여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의 움직임이 야권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당선자는 24일 밤 당선 소감을 밝히면서 취재진이 신당 창당 여부, 민주당과의 관계 설정을 묻자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생각이 정리되면 말씀드리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는 향후 행보와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이달 초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선 뒤 신당 (창당)이나 민주당 입당, 무소속으로 활동할 가능성 등에 대해 “경우의 수로는 다 가능한 방법들”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안 당선자가 독자적인 정치 세력화를 모색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대선 패배 이후 제자리를 못 찾고 있는 민주당에 입당해 봐야 실익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렇다고 총선이 3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안 당선자에게 합류해 신당을 구성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따라서 수도권과 호남을 비롯해 전국 10여 개 지역구에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10월 재·보선이 정치세력화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철희 두문정치연구소장은 “안철수의 새 정치는 곧 새로운 사람을 의미한다”며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 어떤 사람들과 같이할 것이냐가 그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닥칠 원내 의정활동도 큰 과제다. 그가 주장하는 새 정치가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할 무대이기 때문이다. 일부 민주당 의원은 “국회에서 어떻게 활동하는지를 통해 안철수의 본모습이 드러날 것”이라며 벼르고 있다.

안 당선자는 당선이 확실시된 오후 10시 40분경 상계동 선거사무소를 찾아 “지지해 주신 노원 주민 여러분과 국민께 감사드린다. 반드시 좋은 정치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화환을 목에 걸고 꽃다발을 든 채 취재진과 지지자에게 손을 들어 보였지만 긴장한 듯 웃음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는 “진보정의당 김지선 후보와 노회찬 전 의원께도 진심으로 위로의 말을 드린다”고도 했다. 이 자리에는 지난해 대선 때 그를 도왔던 장하성 고려대 교수, 최상룡 고려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지지자와 취재진 100여 명이 함께했다. 민주당 의원은 보이지 않았다.

김기용·민동용 기자 kky@donga.com
#안철수#정치실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