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창조적인 미래를 열어줄 콘텐츠는… 게임과 만화죠”

허영만 화백 ‘NDC 2013’ 개막 연설… 서민 넥슨 사장과 문화산업 미래 대담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 2013’에서 만화가 허영만 화백(오른쪽)과 서민 넥슨 사장이 문화콘텐츠 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대담을 나누고 있다. 넥슨 제공

‘타짜’, ‘식객’ 등으로 널리 알려진 만화가 허영만 화백(66)이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 2013(NDC 2013)’의 개막 연사로 나섰다. 원로 만화가가 정보기술(IT) 산업 회의의 대표연사로 초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민 넥슨 사장은 “게임과 만화는 새로움을 추구하는 콘텐츠란 점에서 일맥상통한다”며 그를 초청한 이유를 설명했다.

3000여 명의 모바일·온라인 게임전문가들 앞에 선 허 화백은 1974년 데뷔한 이후 줄곧 종이에 작업하던 방식을 최근 PC로 바꾸면서 적잖은 고충을 겪었다고 털어놓았다.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종이와 잉크 대신 컴퓨터로 작업하는 것이 낯설고 불안했습니다. 지금도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작업 파일을 2중, 3중으로 저장하곤 합니다.”

그러나 그는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져 채색이 간편해지고 읽기도 편리해져 위안을 얻는다”고 덧붙였다.

허 화백은 최근 ‘식객2’를 모바일 유료 장터인 ‘카카오페이지’에 연재하기 시작했다. 그는 “만화의 미래를 위해 콘텐츠 유료화가 절실하다고 생각했다”며 “만화를 그리는 후배들이 제 가치를 인정받고 작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모범을 보이겠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좋은 콘텐츠의 조건을 묻자 그는 “창작이라는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 안 다닌 곳이 없다”면서 “소재도 중요하지만 결국 자기 자신이 즐거워야 좋은 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에 대한 걱정보다는 현재를 즐기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이날 대담자로 나선 서 사장은 “주로 어린이들이 즐기던 만화와 게임이 만화방, 오락실을 벗어나 이제 PC와 모바일 환경으로 발전한 점이 흥미롭다”며 “후배들도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는 108개의 강연이 25일까지 계속된다. 이번 콘퍼런스에는 게임 산업뿐 아니라 학계 및 예술가들까지 다수 참여했다. 전수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게임회사에서 예술 하기’ 강연을 통해 예술경영의 방법론을 전달했고, 한덕현 중앙대병원 교수는 게임이 두뇌활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강연했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