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혁 “자나깨나 구월령 생각…1·2회만 30번 넘게 봐”

  • Array
  • 입력 2013년 4월 25일 07시 00분


코멘트
MBC 월화드라마 ‘구가의 서’ 단 2회 출연만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연기자 최진혁은 “50% 만족”이라고 했지만 데뷔 이래 가장 많은 호평을 받으며 시청자를 100% 만족시켰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MBC 월화드라마 ‘구가의 서’ 단 2회 출연만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연기자 최진혁은 “50% 만족”이라고 했지만 데뷔 이래 가장 많은 호평을 받으며 시청자를 100% 만족시켰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 드라마 ‘구가의 서’ 단 2회 출연만으로 시선 집중, 최진혁

사랑을 위해 목숨까지 내놓는 ‘구월령’
캐릭터 멋있어 부담…데뷔때보다 긴장

첫방땐 고향으로 내려가 친구들과 시청
끝나고 엄지손가락 연발…한시름 놨죠

단 2회 출연으로도 어마어마한 관심 집중이다. MBC 월화드라마 ‘구가의 서’ 1, 2회에 등장한 연기자 최진혁(28)이 급상승하는 인기에 어쩔 줄을 모른다.

시청자는 즐거웠지만 정작 그는 괴로움에 시달렸다. 압박감에 원형탈모가 생기고 피가 마르듯 털이 쭈뼛쭈뼛 섰다. 자신의 분량이 끝나면 자연스레 사라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는 “드라마 끝날 때까지 이럴 것 같다”며 부담감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했다. 뜨거운 반응에 “민망하고 창피하다”면서 “캐릭터 자체가 멋있어 부담됐다”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고생담을 펼쳐놓았다.

최진혁은 극중 수호신 구월령으로 인간과 사랑하기 위해 사람이 되려 하지만 결국 죽는다. 사랑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놓은 인물이다.

“우리 사이에서 ‘구가의 서’는 상반기 기대작이었다. 이 작품에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긴장됐는데 누가 봐도 멋있는 캐릭터에 대한 부담이 컸다. 혹시나 내가 연기해서 멋없을까봐. 드라마 초반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해 상대역인 이연희와 아름답게 만들어 이승기와 수지에게 잘 넘겨줘야 한다는 마음이 컸다.”

‘구가의 서’에서 수호신 구월령을 연기한 최진혁의 모습. 사람이 되기 위해 인간과 사랑을 나누지만 결국 죽음을 맞았다. 사진제공|MBC
‘구가의 서’에서 수호신 구월령을 연기한 최진혁의 모습. 사람이 되기 위해 인간과 사랑을 나누지만 결국 죽음을 맞았다. 사진제공|MBC

지난해 12월부터 2월 마지막 촬영까지 최진혁은 주로 제주도와 서울을 오갔다. 집에 돌아오면 방과 욕실을 오갔다. 어떤 톤으로 대사를 해야 하는 게 좋을지 거울로 자신의 얼굴을 확인하고 싶어 자다 깨면 무조건 욕실로 향했다. 침대에 누워서도 연기 생각에 한 달 반 이상 잠을 설쳤다. 그는 “아마 잠 잘 수 있는 시간이 있었더라도 못 잤을 것이다. 부담감이 천근만근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진혁의 걱정은 기우였다. 최진혁이 만들어낸 구월령은 시청자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았고, 그의 연기력에 대한 호평도 끊이지 않았다. ‘최진혁의 재발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는 그동안 숨겨뒀던 모든 매력을 꺼냈다. 시청자는 100% 만족했지만 역시나 본인은 “50% 밖에 만족 못 한다”고 했다.

“1, 2회를 30번 이상 봤다. 편집본은 수도 없이 봤고.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너무 컸기에 더 잘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첫 회 때는 긴장돼 전날부터 뜬눈으로 밤새고 2회 때는 끝나고도 못 잤다. 인터넷 반응 보고, 지인들께 전화해 물었다. 다들 좋게 말씀해주셨는데, 나의 모자란 연기를 연출자 신우철 PD가 잘 포장해줘 가능했다. 개인적으로 드라마가 끝나기 전까지는 욕심이 채워지지 않아 불만족일 것 같다.”

구월령으로 살았던 시간이 “힘들고 괴로운 고민의 시간”이었기에 최진혁은 최대한 편안한 마음으로 1회를 보고 싶어 고향인 전남 목포로 내려갔다. 10명 이상이 모여 친구 집에서 시청했다.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서, 혼자 보면 더 긴장할 것 같아서 이번만큼은 내 사람들과 마음 편하게 보고 싶어 일부러 목포에 갔다. 보는 내내 한 마디 없이 일렬로 앉아 월드컵 보듯이 봤다. 끝나니 친구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데 한시름 놓이더라.”

데뷔 때보다 더 긴장하며 ‘구가의 서’를 마친 최진혁은 많은 출연 제의를 받고 있다. 좋은 작품에서 좋은 연기로 보답하고 싶다는 그는 “팬들의 오글거리는 글을 볼 때 예전의 인기와 지금의 온도가 달라졌구나 새삼 느낀다”며 그제서야 긴장을 풀고 웃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트위터@bsm0007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