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CAR]작고 귀여운 S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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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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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형의 깔끔한 SUV, 멋도 실용도 A스타일!

BMW의 ‘X1’은 왜건보다 조금 높은 차체로 여성 운전자들이 타고 내리기 편리하다는 평을 듣는다. 사진은 2010년 2월 서울 송파구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X1 발표회 현장. 동아일보DB
BMW의 ‘X1’은 왜건보다 조금 높은 차체로 여성 운전자들이 타고 내리기 편리하다는 평을 듣는다. 사진은 2010년 2월 서울 송파구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X1 발표회 현장. 동아일보DB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세단과 함께 가장 대표적인 차종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역사는 길지 않다. SUV는 1990년대 들어 미국 시장에서 인기를 얻으며 급성장했다. SUV는 ‘지프’처럼 생겼지만 오프로드가 아닌 일반 도로에서의 주행을 중시하고 승차감도 승용차 수준으로 높이며 ‘왜건’과 ‘미니밴’ 시장까지 파고들었다. 도심에서도 거친 이미지를 뽐내고 싶어 하는 ‘마초’들에게 특히 인기를 끌었다.

예전에는 오프로드와 일반 도로 상관없이 달릴 수 있는 차를 SUV라고 불렀지만 지금은 사용 용도보다 형태를 말하는 경우가 많다. 세계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SUV를 만드는 시대가 됐다. 스포츠카 브랜드인 ‘포르셰’에서 가장 잘 팔리는 차가 SUV이고 우리나라 역시 도로를 달리는 차 중 절반 가까이가 SUV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UV의 장점은 넓은 실내와 우수한 적재 성능이었다. 승용차보다 큰 덕분에 공간 활용도가 높아 가족용 차량으로 인기가 높다. ‘무난해서 개성을 나타낼 수 없다’는 평을 듣는 세단의 대안으로 각광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최근에는 크기보다 실용성과 이미지에 더 주목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SUV=큰 차’라는 공식도 깨지고 있다. 해치백보다 조금 더 높게 만든 소형 SUV는 쓸데없는 공간을 차지하지 않고 유지비도 적게 들며 운전이 편하다는 점 때문에 유럽 시장에서 먼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차체가 작지만 높아 유럽의 오래된 도시처럼 노면이 좋지 않은 곳에서도 승차감이 좋고, 구시가의 골목길도 쉽게 빠져나갈 수 있으며, 높은 시야 덕분에 도로 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대형 SUV는 전혀 인기를 끌지 못하는 유럽 시장이었지만, 크기가 작은 SUV는 급속도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왜건보다 조금 높은 차체로 여성 운전자들이 타고 내리기에 딱 좋은 사이즈인 BMW의 X1은 독일의 라이프치히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X3와 X5, X6 등 BMW의 다른 SUV 모델들이 미국 스파르탄버그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 주요 시장이 완전히 분리돼 있는 셈이다. 아우디는 해치백처럼 날렵하게 생긴 Q3로 X1과 경쟁하며, 메르세데스 벤츠는 지금 열리고 있는 상하이 모터쇼에서 소형 SUV GLA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폴크스바겐은 국내에서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SUV 티구안보다 작은 ‘타이군’을 선보일 예정이다. 미니도 소형 SUV 컨트리맨에 이어 소형 SUV에 쿠페의 디자인을 결합한 페이스맨까지 선보이며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쉐보레의 트랙스는 국산 SUV 중 가장 작다. 그러나 ‘소형=싸구려’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옵션을 집어넣고 운동 성능을 강화해 겉으로 보이는 크기보다는 합리적인 소비를 원하는 운전자들의 취향에 맞췄다. 트랙스의 경쟁모델이 될 소형 SUV QM3는 서울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였으며 프랑스 르노공장에서 생산되는 ‘캡처’를 그대로 들여올 예정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에는 아직 이 세그먼트를 담당하는 차종이 없다. 유럽 시장보다는 북미 시장을 더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도로 환경은 미국과 유럽이 뒤섞여 있다. 도시와 고속도로는 미국과 비슷하고, 국토의 70%에 해당하는 산악지대와 국도는 유럽에 가깝다. 국내 수입차 시장을 유럽차가 거의 휩쓸고 있는 것을 보면 소비자들의 취향이 미국에서 유럽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크기로 과시하지 않고 내실을 다지는 문화가 생긴 것 같아 소형 SUV의 약진이 반갑다.

신동헌 남성지 ‘레옹’ 부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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