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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쿠론 백’ 명품 대열에 올린 석정혜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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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쿠론 백’ 명품 대열에 올린 석정혜 디자이너

동아일보입력 2013-04-25 03:00수정 2013-05-2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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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명품 백 장인 모셔왔죠… 선글라스-장갑도 떴다니까요”
‘가치소비의 상징’, ‘K(한류)패션의 기대주’로 꼽히는 브랜드 ‘쿠론’을 만든 석정혜 이사. 쿠론 ‘스테파니 클래식’ 핸드백의 이번 시즌 인기 컬러 중 하나인 베이비핑크색 모델 뒤에서 포즈를 취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15일 블룸버그통신은 ‘루이뷔통에 도전하는 메이드인 아시아 럭셔리 브랜드’라는 제목의 기획기사를 실었다. 지금까지 ‘짝퉁’의 이미지로만 많이 알려진 아시아발(發) 패션 브랜드들이 유럽 유명 브랜드들의 아성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한국 패션업체로는 ‘쿠론’이 거론됐다. 블룸버그는 HSBC와 업계 통계를 인용해 “쿠론은 올해 38%가량 매출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반해 루이뷔통은 6%대의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쿠론의 이번 시즌 대표 스타일을 보여주는 화보. 쿠론 제공
로고 대신 품질을 택한 아시아 소비자들. 이 ‘변심’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 쿠론은 국내에서도 이미 가장 주목받는 브랜드로 꼽히고 있다. 직사각형의 심플한 상표 하나로 전국을 접수한 이 브랜드 성장의 주역에게도 관심이 쏠리는 것도 당연하다. 2009년 이 브랜드를 설립한 사람은 석정혜 이사다. 그는 쿠론이 2010년 코오롱 인더스트리 FnC부문에 인수된 이후 현재까지도 총괄 디렉터로 경영 전반에 참여하고 있다.

기자가 처음 석 이사를 만난 것은 지난해 3월 프랑스 파리에서였다. 파리에서 열리는 트레이드 쇼, ‘방돔 럭셔리’ 행사에 처음 참여한 쿠론의 행보를 취재하기 위해 떠난 출장길에서 체구는 작지만 존재감은 커 보이는 석 이사와 처음 인사를 나눴다.

‘시크한 커트 머리, 굵은 아이라이너 눈매….’ 외모에서 나타나는 ‘포스’는 일단 군더더기 없고 세련된 쿠론의 이미지와 잘 맞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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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한 키로 스니커즈 하나 신고 성큼성큼 파리 시내를 활보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시크한 첫인상과는 달리 사석에선 이내 친한 ‘동네 언니’처럼 친근해지는 모습도 매력적인 반전으로 느껴졌다.

당시 백화점 30개 매장에 입점했던 쿠론은 그해 말까지 매장을 46개까지 늘리더니 올해는 65개를 꾸리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1년 120억 원이었던 매출은 2012년 400억 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6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만난 석 이사는 아직 이 정도 성공에 성취감을 만끽할 여유는 없어 보였다. 인터뷰 장소였던 서울시내의 한 쿠론 매장에 도착한 그는 기자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자마자 진열된 제품을 모두 꺼내 다시 정리하기 시작했다. ‘일상이 곧 일이고 일이 곧 일상’이라고 그가 농담처럼 말해왔던 것들이 모두 사실이었던 모양.

진열된 제품 중에는 이번 시즌 인기 컬러인 에메랄드 그린색과 코랄핑크색으로 만든 화사한 핸드백 외에도 세련된 디자인의 선글라스가 돋보였다. 디자인을 칭찬하는 말에 석 이사는 대번 “이번 시즌부터 선글라스를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명품 선글라스를 만드는 이탈리아 공장에서 들여와 품질과 디자인이 남다르다”며 자랑했다.

“지난해엔 장갑을 팔기 시작했는데 거의 매진 사례를 이뤘어요. 우리나라에 가치 소비 트렌드가 막 싹트기 시작한 때 브랜드를 출범하다 보니 때를 잘 만난 셈이죠?”

주문 물량이 늘자 쿠론은 지난해 6월 전용 공장을 열었다. ‘합리적인 가격대를 제시하되 품질은 최고로 유지하자’는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연구개발(R&D)에도 더욱 노력 중이다.

“해외 유명 핸드백을 만드는 공장에서 일했던 기술자를 어렵게 모셔 왔어요. 결국 핸드백의 저력은 장인정신에 달려 있으니까요.”

석 이사는 패션 자재 관련 사업을 하다 두 번의 실패를 맛본 경험이 있다. 당시 국내 경기 상황 탓이 컸지만 마음은 크게 위축됐다.

“그 이후 디자이너 핸드백을 만든다고 했을 때 모두 잘 안 될 거라고 했어요. 유통업체 바이어들마저 여전히 핸드백은 누구나 식별 가능한 브랜드 로고가 ‘생명’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죠. 이것저것 따졌으면 아예 브랜드를 만들지 못했을 텐데 자신감 하나 믿고 밀어붙였어요.”

석 이사는 “과거 실패 덕분에 좀더 겸손하고 열린 마음으로 일을 할 수 있게 됐다”며 “대기업에 인수된 뒤 훌륭한 직원들을 만나 감성과 시스템의 조화를 이룰 수 있었던 것도 쿠론 성공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의 삶을 동경하는 소비자 겸 팬은 적지 않다. 그래서 그의 페이스북은 늘 뜨겁게 달아오른다. “틈날 때마다 사진을 올리고 코멘트를 달면서 세상과 소통한다”는 그는 인터뷰를 진행하던 중 어느새 ‘찰칵’ 기자의 사진도 찍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소통 능력, 부지런함, 신속성…. 한국인 유전자에 새겨진 이 장점들이 어떻게 ‘K(한류)-패션’에 옮겨질 수 있는지 입증하는 한 단면인 듯싶어 슬며시 웃음이 났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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