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운영체제인 iOS에 적응하는 데는 조금 늦었지만 이제는 삼성의 ‘타이젠’ OS까지 대비할 정도로 앞서 가고 있습니다.”
이홍구 한글과컴퓨터 사장(56)은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1분기(1∼3월) 실적을 발표하며 “한글과컴퓨터는 이제 모든 플랫폼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모바일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이라고 밝혔다.
이런 자신감의 근거는 실적이다. 한글과컴퓨터의 1분기 매출액은 173억75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 늘었고, 영업이익은 70억3400만 원으로 60% 이상 증가했다. 대부분 소프트웨어 분야의 매출 증가에 따른 것이다. 이 같은 깜짝 실적은 이 사장이 공동대표로 취임한 2011년 이후 펼친 ‘메타OS 전략’에서 비롯됐다. 메타OS란 ‘운영체제나 환경에 무관하게 아래아한글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게 하자’는 슬로건이다. 한동안 아래아한글은 일부 모바일 운영체제에서 쓸 수 없어 사용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이 사장의 메타OS 전략은 8일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한컴오피스’를 비롯한 다양한 문서 포맷을 읽고 편집할 수 있는 ‘한컴오피스 iOS’를 출시하면서 활짝 꽃피웠다. 당초 출시 예상보다는 조금 늦어졌지만 모바일 환경에서 한컴오피스를 다룰 수 없다는 일부 사용자의 불만은 이제 사라지게 됐다. 이 사장은 “전체 직원 320여 명 가운데 280여 명이 소프트웨어 개발자일 정도로 회사의 기술력을 총동원해 멀티 플랫폼 환경에 대비하고 있다”며 “이제는 그 멀티 플랫폼 경쟁이 PC와 모바일을 넘어 ‘클라우드’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어 단단히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라우드란 ‘구글 독스’나 ‘에버노트’처럼 언제, 어디서나 작업하던 문서를 불러와 편집하거나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말한다. 그동안 국내 오피스 소프트웨어 시장을 양분하는 토종기업 한글과컴퓨터의 경쟁 상대가 단순히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아니라 구글, 에버노트 등 인터넷 거인들로 확장된 셈이다.
아래아한글에 대한 선호도는 정부 부처를 포함한 국내 공공기관에서는 100% 아래아한글을 사용할 정도로 여전히 국내에선 높다. 하지만 기업 시장 점유율은 20% 이하로 줄어들었다. 이제 앞으로의 승부는 모바일 환경에서 누가 더 섬세하고 편리한 문서 작성 환경을 제공하는가에 달렸다는 게 김 사장의 판단이다.
이날 모바일 프린팅과 이미지 편집 솔루션 제품까지 선보인 이 사장은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지표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한글과컴퓨터를 개발자들의 발전과 복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모범적인 회사로 키우겠다”는 포부도 함께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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