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63세 목소리가 아니다’라는 말 기뻤다”

10년의 공백을 넘어 음반·음원차트 1위를 기록한 ‘가왕’ 조용필. 그는 23일 저녁 서울 방이동 올림픽홀에서 열린 19집 ‘헬로’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앞둔 기자회견에서 “한 곡 한 곡 타이틀곡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했다”며 예상치 못한 반응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가왕’ 조용필, 10년만에 새 앨범 19집 ‘헬로’ 발매 소감

‘바운스’ 예상치 못한 10·20대 열광
내 심장이 바운스 바운스…
10년 공백기 동안 새로운 나 찾기 올인
세계적인 싸이와 함께 1,2위 뿌듯
젊은 감각 유지 비결? 연습뿐이죠

“내 심장이 바운스, 바운스.”

10년 만에 돌아와 음원차트를 강타한 조용필은 “생각지도 못했다. 여러분의 뜨거운 관심 덕분”이라며 신곡 ‘바운스’의 가사를 빌려 소감을 밝혔다.

조용필은 23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뮤즈라이브홀에서 열린 19집 발매 기자회견에서 “‘바운스’ 가사처럼 내 심장이 바운스 되고 있다. 여러분 고맙다”며 감사를 표했다. ‘바운스’가 사랑의 감정이 아니냐는 질문에 “내 나이가 있는데 누가 오겠느냐. (사랑이)있었으면 좋겠다”고 웃어넘기면서 “음악이 평생 팔자려니, 운명이려니 생각하며 산다”고 말했다.

“지난 몇 년간 곡도 많이 쓰고 연구도 했는데 양에 차지 않았고, 무엇보다 내 스스로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며 10년 공백을 설명한 조용필은 “내가 어떤 틀에서 계속 정체되는 것 같았다. 기존의 나를 탈피해, 새로운 나를 찾는 게 목표였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 뮤지션들이 좋아할 앨범이란 생각은 했지만, 10·20대가 공감하리란 생각 못했다. 그저 한 곡 한 곡 타이틀곡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된 잃어버린 31곡의 저작권에 대해서 “그땐 저작권에 대한 인식도 없었고 저작권법에 대한 지식도 없었다”며 말을 아꼈다. 기자회견에 배석한 프로듀서 MGR은 “(해결방안을)내부적으로 검토중이다. 계약 당사자간의 상황이 있기 때문에 섣불리 말하기가 힘들다”면서도 “조용필의 노래는 우리 가요역사의 산물이고, 재산이라 생각한다. (저작권 보유자가)긍정적으로 고려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자신과 음원차트를 양분한 싸이에 대해 “우리들의 자랑”이라며 칭찬했다. 19집 녹음하면서 스태프들과 “이런 일이 한국에서도 생기다니”라며 싸이 이야기를 많이 했다는 조용필은 “우리 음악과 가수가 이렇게 인정받는 게 자랑스럽다”며 “세계적인 가수(싸이)와 나란히 1,2위를 함께 하다니 매우 기뻤다”며 웃었다.

조용필은 이번 앨범을 통해 ‘예상치 못한 젊은 감각’ ‘세대통합’ ‘끊임없는 자기혁신’ 등의 찬사를 받았다. 조용필은 젊은 감각을 유지하는 비결을 “연습”이라고 했다.

또 “‘63세 목소리가 아니’라는 말에 기뻤다”며 파안대소하면서도 “한 해 한 해 가는 게 서운하다”며 가는 세월에 대한 회환을 털어놓기도 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오후 8시부터 서울 올림픽홀에서 2000명의 팬들과 음반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19집 쇼케이스가 열렸다. 박정현 자우림 국카스텐 이디오테잎 팬텀 등 후배들이 조용필의 노래를 부르는 헌정공연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조용필은 마지막 순서로 무대에 올라 ‘헬로’ ‘바운스’ ‘어느 날 귀로에서’ 등 3곡을 라이브로 들려줬다. 빅뱅 태양과 그룹 포미닛 등 후배가수들은 객석에서 존경의 눈빛으로 ‘가왕’의 무대를 즐겼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