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테러범의 아내 “남편이 용의자라는 사실 TV보고 알아”

대학생때 소개로 타메를란 만나 자퇴… 결혼후 기독교에서 이슬람교로 개종

타메를란 차르나예프의 아내 캐서린 러셀이 20일 표범 무늬 히잡을 쓴 채 미국 로드아일랜드 주 노스킹스타운에 있는 친정집으로 가고 있다. 사진 출처 데일리메일

24세의 캐서린 러셀 씨. 그는 보스턴 테러사건의 용의자로 19일 경찰과의 총격전에서 사망한 타메를란 차르나예프(26)를 3년 전 만나기 전까지 이슬람교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의 고향은 미국 로드아일랜드 주 노스킹스타운으로 의사인 아버지와 간호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전형적인 미국 기독교 가정에서 자란 그는 대학 재학 시절 타메를란을 만나면서 전환기를 맞았다.

2010년 보스턴의 서퍽대를 다니던 러셀은 나이트클럽에서 친구의 소개로 타메를란을 만나 사랑에 빠진 후 다니던 학교도 자퇴했다. 그들은 그해 결혼했고 아이도 낳았다. 결혼 후 러셀 씨는 이슬람교로 개종한 후 히잡(이슬람교 여성들이 머리와 목 부위를 가리기 위해 쓰는 가리개)을 쓰는 등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러셀 씨가 남편의 영향을 받아 ‘전형적인 미 중산층 여성(all-American girl)’에서 ‘히잡을 쓴 무슬림’으로 개종했다고 21일 보도했다.

러셀 씨의 고교 친구들은 “고교 재학 시절 학교 춤 동아리에서 활동했을 정도로 밝고 활달한 성격의 소유자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고교 재학 시절 대학 진학 후 유엔평화유지군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혀 주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러셀 씨는 현재 친정집에 머물며 수사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변호사를 통해 “남편이 이번 사건의 용의자란 사실을 텔레비전을 통해 처음 알았다”며 사건 연루 가능성을 부인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테러 용의자로 생포된 동생 조하르가 타메를란에게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형이 동생을 끌어들여 범행하게 된 의도를 파악하려 애쓰고 있다.

한편 조하르는 사건 발생 다음 날인 16일 태연히 학교에 나타나 친구에게 이번 사건에 대해 “비극이다”라고 말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21일 미국 NBC 방송 등에 따르면 조하르는 자신이 다니던 매사추세츠대 다트머스 캠퍼스 교내에서 마주친 친구 자크 베텐커트 씨(20)와 만났을 때 “(보스턴 폭탄 테러 같은) 비극은 항상 일어나게 마련이지. 아프가니스탄도 그렇고 온 세계에서 말이야”라고 말했다고 베텐커트 씨는 말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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