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수다쟁이 현빈, 친근감 종결자 김준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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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고가 사랑하는 ‘목소리 스타’

목소리는 ‘제2의 캐릭터’다. 좋은 목소리로 광고에서 사랑받는 배우 이병헌, 현빈, 개그맨 김준현(왼쪽부터). 동아일보DB
목소리는 ‘제2의 캐릭터’다. 좋은 목소리로 광고에서 사랑받는 배우 이병헌, 현빈, 개그맨 김준현(왼쪽부터). 동아일보DB
TV 광고 속 현빈은 말이 많다. 목소리 비중이 얼굴보다 클 때도 있다. 30초짜리 삼성 스마트TV 광고에서 그의 목소리는 계속 나오지만 잘생긴 얼굴은 5초만 노출된다. 반면에 체조선수 손연재는 광고에서 말수가 적은 편이다. 손연재가 나오는 에어컨과 운동화, 휴대전화 광고의 내레이션은 성우가 대신 맡는 경우가 많다.

광고가 선호하는 목소리는 따로 있다. 현빈, 이병헌, 하정우의 목소리는 광고 노출이 많은 반면에 손연재 목소리가 나오는 광고는 드물다.

최근에는 TV 광고에서 성우를 쓰지 않고 광고 모델이 직접 내레이션을 맡는 경우가 늘었다. 광고대행사 이노션의 손윤수 팀장은 “스타의 목소리는 성우와 차별화되고 배우의 캐릭터까지 떠올리게 해 소비자의 공감을 얻기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호소력 있는 목소리를 가진 스타는 광고 모델로 캐스팅될 확률이 높다. 최근 광고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개그맨 김준현도 목소리 덕을 톡톡히 본 사례다. 한때 아나운서를 꿈꿨다는 그는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이동통신사, 생활용품, 식품, 맥주 광고까지 휩쓸었다. 김준현을 모델로 기용해 다수의 광고를 제작한 HS애드 홍보팀 김성호 부장은 “친근감이 있고 연기력이 있는 데다 메시지 전달력이 뛰어난 게 큰 장점”이라고 전했다.

광고에서는 특히 목소리의 신뢰감을 중요하게 여긴다. 표준어 말투에 중저음의 목소리를 선호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제일기획 오혜원 상무는 “목소리에 광고의 주요 메시지가 담길 때가 많다. 이왕이면 안정감을 주는 톤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모델이 이병헌이다. 배명진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장은 이병헌에 대해 “굉장한 저음으로 호소력이 짙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현대자동차 브랜드 광고인 ‘리브 브릴리언트(Live Brilliant)’에 목소리만 나왔는데 업계에서는 “목소리 출연만으로 현대차 매출을 올렸다”는 말이 나왔다. 이후 기아자동차도 K9 광고에 배우 이서진을 내레이터로 기용했다.

반면에 톤이 높거나 탁한 목소리, 앵앵거리는 말투는 광고 제작자를 고민에 빠지게 한다. 일부 스포츠 스타나 아이돌 가수가 광고에 출연할 때 성우를 따로 쓰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광고제작자는 김연아와 손연재를 비교하며 “김연아의 말투는 똑 떨어지는 데 비해 손연재의 어리고 가느다란 목소리는 듣는 사람에 따라 거슬릴 수 있다”고 전했다.

친숙함도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그래서 양희은 이문세 배철수 성시경 이적 김진표 남궁연 등 라디오 DJ 출신 스타들이 광고 내레이터로 많이 나온다. 일부 스타 내레이터는 목소리 출연만으로 광고 모델료의 70∼80%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혜원 상무는 “목소리 역시 제2의 캐릭터다. 세월이 흐를수록 그 사람에 대한 신뢰감이 쌓이면서 목소리의 가치도 올라간다”고 말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광고#목소리#신뢰감#이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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