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수 “맞춤법 틀린 메뉴판 보면 그냥 못넘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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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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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30주년 KBS 한국어연구회 회장 맡은 김흥수 아나운서실장

“쉬는 날 집에서 TV를 보다 자막에 잘못된 표현이 나오면 곧바로 방송국에 전화합니다. 식당 메뉴판 맞춤법이 틀려도 그냥 못 넘어가죠.”

김흥수 KBS 아나운서실장(사진)은 ‘바른 말 고운 말’ 전도사다. 김 실장은 민방위훈련 안내방송을 7년째 맡아온 아나운서 경력 28년차의 살아있는 ‘발음 교과서’. 23일로 창립 30주년을 맞는 KBS 한국어연구회의 회장이기도 하다.

1983년 설립돼 아나운서 200여 명이 회원으로 활동하는 한국어연구회는 언어 순화 방송 프로그램 제작, 한국어능력시험 기획, 청소년 바른말 교육 사업 등을 통해 표준어 보급 사업을 벌여 왔다. 유행어 파급력이 큰 개그맨 등 방송 출연자를 대상으로 한 우리말 교육도 실시한다.

아나운서들이 150개 초중고교를 방문하는 ‘찾아가는 바른 우리말 선생님’ 프로그램은 한국어연구회가 의욕적으로 진행하는 사업이다.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 조우종 박은영 아나운서 같은 스타급이 출동하는 날이면 강연 장소에 차단선을 쳐야 할 정도라고 한다. 교육 효과도 높아 정부의 지원 예산이 지난해 5000만 원에서 올해 2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김 실장은 시청자와 아나운서실을 직통으로 연결하는 ‘우리말 상담전화’(02-781-3838)를 큰 자랑으로 꼽았다. 그는 “특정 여성 아나운서를 바꿔달라는 ‘음흉’한 전화도 있지만 바른 우리말을 궁금해하는 시청자와 가까이하기 위해 24시간 상담전화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중고교 학생들이 맞춤법 등을 물어오는 경우가 많다.

한국어연구회는 한류 바람을 타고 해외 한국어 보급 사업 확대에도 나설 계획이다. 김 실장은 “전 세계 한국어 학습자를 위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교재 보급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어연구회는 23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창립 30주년 기념식 및 자문위원회의를 연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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