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플러스] 김시진 감독의 혹독한 ‘롯데 학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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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23일 07시 00분


롯데 김시진 감독이 경기 도중 코칭스태프와 의견을 나누고 있다. 초반 부진으로 김 감독은 고심에 빠져 있다. 아직까지는 적응기간이 필요해 보인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롯데 김시진 감독이 경기 도중 코칭스태프와 의견을 나누고 있다. 초반 부진으로 김 감독은 고심에 빠져 있다. 아직까지는 적응기간이 필요해 보인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롯데 ‘잔인한 死월’…5월 대반전?

6승1무8패로 7위…‘4월 성적표’ 암울
팀 타선 침묵에 부산관중도 싸늘한 반응

2년 전 양승호 전 감독과 ‘닮은꼴’ 행보
시행착오 분석도…타자·불펜 카드 주목


롯데 김시진 감독은 1993년 태평양 투수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사령탑 경력은 2007년 현대 감독부터다. 2008년을 제외하고는 공백기가 없다. 이런 김 감독에게 ‘학습기간’이라는 말은 낯설 수 있다. 그러나 롯데 감독 취임 후 첫 달인 4월 성적표는 암울하다. 22일까지 6승1무8패다. 6승 중 5승을 한화와 NC를 상대로 거뒀다. 7연패도 경험했다. 전력이 예년만 못한 탓도 있겠지만, 김 감독이 아직 롯데 선수단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2011년 4월의 데자뷔!

사정은 2년 전 양승호 전 감독 데뷔 시즌과 닮았다. 당시 롯데는 4월에 7승14패에 그쳤다. 팀 방어율은 4.91이었고, 세이브는 2개밖에 없었다. 그때도 ‘무사 3루에 갖다놔도 점수가 안 난다’는 말이 돌 정도로 득점권 타율이 심각하게 안 좋았다.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이 좋은 성적을 남기고 퇴임한 뒤라 양 전 감독에게 비난이 빗발친 시기였다. 휴대폰 번호까지 극성팬들에게 노출돼 바꿔야 했다.

지금 김시진 체제의 롯데도 냉정하게 말하면 제대로 되는 게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믿었던 불펜은 불안하고, 그나마 괜찮은 김성배와 김승회에게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 선발도 송승준, 유먼을 제외하면 한계를 보이고 있다. 타선은 61득점으로 한화, NC보다 위에 있을 뿐이다. 4홈런은 한화와 더불어 꼴찌다. 수비 실수도 많다. 사직구장 관중은 격감했다. 떨어진 경기력에 싸늘한 반응이 다수다.

○대반전은 가능한가?

2011년 롯데는 5월 이후 놀라운 반전에 성공해 2위까지 해냈다. 양승호 전 감독은 ‘전준우 3루수 전환-이승화 중용’ 같은 4월에 시도했던 실험을 바로 접었다. 시행착오를 빠르게 인정하고, 전임 감독과의 차별화 대신 배울 점은 배웠다. 롯데 선수들을 파악한 뒤 양 전 감독은 그보다 훨씬 못한 전력으로도 지난해 다시 플레이오프로 팀을 이끌었다.

김시진 감독에게는 조건이 더 불리하다. 전력이 더 떨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세대교체를 병행해야 한다. 이미 김대우, 김문호를 발굴한 것은 수확이다.

관건은 불펜의 조합을 어떻게 풀어 가느냐다. 역경에 빠져도 팀 분위기를 늘 밝게 이끌어갔던 양 전 감독이 데이터보다는 멘탈을 중시해 롯데 선수들의 역량을 끌어올린 점도 참고할 요소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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