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 폭행 사건 여파…대기업 임원들 ‘언행 조심’ 주의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22일 10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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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미지 타격 우려 "출장 자주 가시는 분 조심하세요"

22일 오전 일부 대기업 회의에서도 포스코에너지 임원의 항공사 여승무원 폭행 논란이 화제가 됐다.

농반진반으로 "출장 자주 가시는 분은 조심하시라"는 얘기가 오갔다. 이런 사건으로 기업은 물론 총수의 리더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특히 네티즌을 포함한 서민 사이에 대기업 임원의 특권의식에 대한 비난이 확산하면 '경제민주화가 지나치게 대기업을 옥죄기한다'는 대기업들의 항변이 제대로 먹혀들겠느냐는 우려의 시각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아 국내외 출장 또는 회식자리 등에서 말과 행동을 조심하자는 환기의 분위기가 일부 기업들에 조성되고도 있다.

정치권을 포함해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당국이 세금 탈루와 부당 거래 등 폐단을 캐내려고 두 눈을 부릅뜬 상황에서 대기업 임원의 잘못된 처신이 불거지면 절대 이롭지 않다는 것이 재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총수가 재판을 받는 일부 대기업의 임원들은 이미 운신의 폭이 좁아질 데로 좁아진 상황에서 더욱 위축하는 분위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A기업의 한 임원은 "이런 사건으로 인해 개인은 물론 기업 이미지가 국내외에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면서 "오너가 있는 대기업은 총수의 리더십에도 악영향을 미칠수 있다"고 말했다.

B기업의 한 임원은 "기내에서 그러한 잘못을 했다면 분명히 처벌을 받아야 한다"면서 "그렇지만 당사자의 말도 들어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항공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에너지 임원 C씨는 지난 15일 오후 인천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가는 대한항공 비행기 안에서 비즈니스석 기내식 서비스가 맘에 들지 않는다며 여성 승무원에게 폭언을 하고 잡지로 얼굴을 때렸다.

이 일이 알려져 온라인 등에서 비난이 거세게 일자 포스코에너지는 21일 입장을 내고 "진상을 파악해 엄중하게 조치하겠다"며 사과했다.

포스코도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사과했다. 포스코는 "포스코 패밀리사를 대표해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임원의 얼굴과 이름이 온라인 상에 퍼지는 등 비난 여론은 수구러들 기미가 안 보이고 있다.

앞서 2007년 12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후원자였던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술에 취해 국내선 항공기에 탄 뒤 승무원에게 '등받이를 세워달라'며 폭언과 고함을 지르는 등 난동을 피워 재판까지 받는 등 화제가 됐다.

2005년 9월에는 대기업의 한 간부가 인천공항에서 영국 런던으로 가는 기내 조리실에서 생수로 발을 씻는가 하면 옆 좌석 승객에게 물을 뿌리고 승무원에게 발을 걸어 넘어뜨리고 성희롱 발언을 하는 등 추태를 부리다 영국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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