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현장에서]화려한 모터쇼 취재, 건강한 육체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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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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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산업부 기자
장강명 산업부 기자
이 칼럼이 게재될 예정인 22일 현재 강홍구 기자는 중국에서 상하이모터쇼를 취재 중입니다. “지난달 있었던 서울모터쇼를 가보긴 했지만 해외 모터쇼 취재는 처음”이라며 단단히 기합이 들어서 공항으로 향했는데요, 출국 전 며칠 동안은 이진석 기자로부터 ‘모터쇼 취재 노하우’를 개인교습 받기도 했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신차와 예쁜 ‘언니들’(?)이 많은 모터쇼는 대부분의 젊은 남성들에게 선망의 장소일 겁니다. “모터쇼 취재하러 해외 출장간다”고 말하면 ‘팔자 좋다’는 시선을 받기 십상이죠. 그러나 자동차 담당 기자들은 모터쇼 출장이 예정되면 한숨을 쉽니다. 제대로 하려면 육체적으로 정말 쉽지 않거든요.

세계 주요 모터쇼는 일단 전시장 규모부터 어마어마 합니다. 이곳저곳에서 쉴 새 없이 열리는 주요 자동차회사들의 신차발표회를 빠지지 않고 챙기려면 그 넓은 전시장을 하루에도 몇 번은 왕복해야 합니다.

자동차회사의 주요 임원들이 기자들을 돌아가며 만나는 소규모 기자간담회도 수십 수백 건이 열립니다. 마치 영화 개봉을 앞둔 연예인들이 20∼30분씩 시간을 정해놓고 방송 연예프로그램과 녹화를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매체별로 할당된 인터뷰 시간이 얼마 안 되는 만큼 미리 한국에서 업계와 각 회사의 현안을 철저히 공부해 가야죠. 한국이 세계 5대 자동차강국인데도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한국 기자를 상대적으로 덜 챙기는 걸 보면 울분도 쌓입니다.

평소에는 접근이 불가능한 그룹 총수도 모터쇼에서는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우연히 그런 만남에서 특종을 할 수도 있고 반대로 그런 뉴스메이커와 동선이 겹치지 않아 낙종을 할 수도 있으니 신경이 곤두섭니다. 낮에 종일 걷고 뛰다가 밤에 호텔로 돌아오면 그때부터 기사를 쓰고 사진을 전송합니다. 대개 인터넷 사정이 안 좋기 때문에 용량이 큰 사진 파일을 수십 장 보내는 데 밤새도록 걸리기도 합니다.

시차가 큰 나라에 가면 며칠 밤을 그렇게 새워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출장을 가서 한잠도 못 자는 바람에 귀국 비행기에 오르자마자 곤히 잠들어 인천공항에 착륙해 깬 적도 있습니다.

정보기술(IT) 업계를 담당하는 기자들에게 물어보니 각종 IT 전시회 취재도 비슷하게 어렵답니다. 그래도 주요 전시회에서마다 화려하고 엄청난 혁신이 발표되는 업계 특성상 출장 기사가 큼지막하게 나가 보람은 있다는군요.

결론은 고단한 일이기는 하지만 해외 모터쇼 출장에 나가는 기자들은 세계적인 자동차회사들이 공개하는 신차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데서 보람을 찾는다는 겁니다. 강홍구 기자, 알았지?

장강명 산업부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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