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테러 용의자는 체첸출신 무슬림 형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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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전-수류탄 투척-차량탈취 도주… 용의자 추격전, 시가지 전투 방불
보스턴 인근 상점폐쇄-교통차단
형은 총맞아 사망… 동생은 도주… 美 수사당국 “극단주의 영향 받은듯”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용의자는 미국 영주권을 가진 체첸공화국 출신 이슬람교도 형제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현지 경찰은 18일 밤 케임브리지 시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총격전을 벌이다 대학 경찰 한 명을 살해하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빼앗아 달아났던 두 명의 남자는 15일 발생한 폭탄테러 용의자로 FBI가 공개 수배한 두 명과 같은 인물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도주하면서 총을 쏘고 수류탄을 던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검은색 모자를 쓴 용의자로 수배됐던 형 타메를란 차르나예프(26)는 경찰 총격을 받은 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흰색 모자를 쓴 인물로 수배됐던 동생 조하르 차르나예프(20)는 무장한 채 도주했다. 로이터통신은 워터타운에서 18일 밤새 수백 발의 총성이 울리며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동생을 찾기 위해 워터타운을 완전 봉쇄하고 19일까지 집집마다 수색을 벌였다. 경찰은 주민들도 일절 집을 나서지 못하게 하고 상점도 모든 영업활동을 중단하도록 했다. 경찰은 워터타운과 뉴턴 월섬 케임브리지와 보스턴 등의 주민들에게 집에 머물러 주도록 요청했으며 MIT와 하버드대 보스턴대 에머스칼리지 등 대학도 19일 수업이 중단됐다.

타메를란이 이송된 보스턴 배스 이스라엘 병원 관계자는 “상흔과 총상이 많았으며 병원에 실려 왔을 때 이미 심장이 멎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타메를란의 몸에 ‘임시 폭발 장치’가 부착돼 있었다고 전했다. NBC방송은 이 형제가 ‘국제적 연계’와 ‘군사적 경험’이 있다고 보도했으나 특별히 어떤 외부 테러조직과 연계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슬람 극단주의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미 수사 당국은 밝혔다.

NBC방송 등은 형은 체첸, 동생은 키르기스스탄에서 태어난 후 2002, 2003년경 미국으로 왔으며 형은 2007년 영주권을 얻었다고 전했다. 형제 중 형은 권투를 좋아하고, 동생은 고등학교 때 레슬링 선수를 하는 등 두 명 다 운동을 좋아했으며 독실한 이슬람교도라고 영국 가디언은 보도했다.

러시아에 있는 형제의 아버지 안조르 씨는 AP통신과의 통화에서 “조하르는 미국에서 의대 2학년 학생으로 영리한 아이”라고 말했다. 조하르는 2011년 케임브리지 시 장학생으로 선발돼 2500달러의 장학금을 받았다.

한편 텍사스 주 웨스트 시 비료공장 폭발사고 현장에선 19일 오전까지 12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현지 경찰 당국은 전체 사망자 수가 전날 추정했던 35명에는 크게 못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부상자는 200여 명에 이른다.

폭발 원인으로는 테러가 아닌 안전사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 언론은 물과 접촉하면 폭발하는 무수 암모니아가 누출됐다는 것을 모르는 상태에서 소방관들이 화재 진압을 위해 물을 뿌려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백연상·주성하 기자 baek@donga.com

[채널A 영상]보스턴 폭탄 테러 용의자는 체첸 출신…1명 사살, 1명 도주

#보스턴 마라톤#보스턴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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