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族 덕분에… 숙취해소 음료시장 판 커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술 소비는 5년연속 줄어들었지만… ‘해장음료’는 폭발적인 성장세
헛개드링크 매출, 1년새 657%↑… 토요일 새벽시간 가장 많이 팔려

‘불금(불타는 금요일)족’인 회사원 한모 씨(31·여)는 술을 마신 후에는 숙취해소음료를 꼭 챙긴다. 아예 오픈마켓에서 박스째로 사 놓았을 정도다. 한 씨는 “실제로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몸에 나쁠 것 같지는 않아 습관적으로 찾게 된다”고 말했다.

폭음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우리나라 1인당 술 소비량은 5년 연속 줄어들었지만 숙취해소음료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헛개음료 시장은 ‘헛개가 숙취 해소에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헛개음료 제품군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657% 늘어났다. 4월 중순까지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43.4% 증가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헛개차 음료는 물처럼 마실 수 있어 부담이 적고 가격도 숙취 해소 전용 음료의 4분의 1 수준이라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2011년 4종에 불과했던 헛개차 음료는 최근 12종으로 크게 늘었다.

국내 숙취해소음료 시장 규모는 1992년 10억 원대에서 지난해 2300억 원대(업계 추산)로 성장했다. 세븐일레븐에서는 지난해 숙취해소음료 매출이 전년보다 24.6% 증가했다. 4월 중순까지의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7% 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숙취해소음료는 CJ제일제당의 ‘헛개 컨디션’이다. 이어 그래미의 ‘여명808’, 동아제약 ‘모닝케어’ 순이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이들 3개 브랜드가 숙취해소음료 매출의 93.1%를 차지하고 있다”며 “30∼50대 남성이 주요 구매층”이라고 말했다. 시장이 커지자 유한양행이 지난달 황칠나무 추출물로 만든 숙취해소음료 ‘내일엔’을 출시하는 등 새로 시장 진출을 노리는 업체도 늘고 있다.

숙취해소음료가 많이 팔리는 시간은 오후 10시에서 오전 2시까지로, 전체 판매량의 37.8%를 차지했다. 오전 2시부터 오전 6시까지 매출은 10.9%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술 마시기 전보다는 마시고 난 직후 다음 날 시달릴 것에 대비해 숙취해소음료를 찾는 고객이 많다”고 풀이했다.

요일별로는 토요일에 가장 많이 팔렸다. 숙취해소음료의 요일별 평균 매출을 100으로 보면 토요일이 136으로 가장 높았고 월요일이 67로 가장 낮았다. 금요일은 117이었으며 일요일은 101로 떨어졌다.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되며 ‘불금족’이 밤늦게까지 술자리를 갖고 밤 12시를 넘긴 토요일 새벽 숙취해소음료를 찾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1년 중 숙취해소음료가 가장 많이 팔린 날은 1위부터 4위까지가 모두 12월의 금요일과 토요일이 차지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숙취해소#음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