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송혜교 “노희경 작가 자주 만나 6시간씩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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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9일 14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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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혜교. 사진ㅣ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배우 송혜교. 사진ㅣ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배우와 작가는 어떤 관계일까. 그저 일적인 사이, 스승과 제자, 혹은 친구가 되기도 하고 앙숙이 되기도 한다.

배우 송혜교는 2008년 KBS 2TV ‘그들이 사는 세상(이하 그사세)’과 최근 종영한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이하 그겨울)’의 작품에 출연하며 두 작품의 극본을 맡은 노희경 작가와 남다른 인연을 맺게 됐다.

송혜교는 드라마 종영 후 인터뷰에서 노 작가와의 친분에 대해 언급했다.

“‘그사세’ 끝나고도 노 작가님 작업실에 자주 놀러 갔어요. 둘이 한 번 수다를 떨면 6시간 넘게 떨어요. 노 작가님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알고 계셔서 그 이야기들을 듣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을 몰라요. 한참 얘기 하다 보면 혼나요. 작가님이 ‘왜 넌 얘기 안 하고 나만 얘기하냐’면서. 그런데 워낙 이야기가 재미있어 가지고요.”(웃음)

또 그는 노 작가의 특유의 말투에 대해 언급하며 “노 작가님의 말투는 절대 따라 할 수 없어요. 극 중에 나오는 말투들은 전혀 작가님 말투가 아니에요”라고 웃으며 설명했다.

사실 ‘그겨울’에 출연하게 된 계기도 ‘수다를 떨다가’였다.

“그날도 노 작가님과 가볍게 수다를 떨려고 만났어요. 그런데 작가님이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시더라고요. 저는 작가님 이야기를 듣고 처음에는 이해가 안 됐어요. ‘왜 작가님이 리메이크 작품을 하려고 하냐. 충분히 작가님만의 이야기들이 있지 않냐’고 물었죠.”

‘그겨울’은 지난 2003년 일본에서 방영된 10부작 드라마 ‘사랑 따윈 필요 없어, 여름’을 재탄생 시킨 드라마다. 국내에서도 인기를 모아 영화로도 리메이크 되는 등 국내 팬들에게 드라마 소재와 연출 등이 많이 알려져 있다.

“작가님이 저에게 ‘한번 해보자’며 확신을 보이셨어요. ‘이전 작품들과 전혀 다른 작품을 만들거다. 대중들에게도 한발 다가가 많은 사람이 좋아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겠다’고요. ‘저는 그럼 작가님, 감독님만 믿고 따라가겠다’고 답했죠.”

사실 노 작가는 ‘그겨울’ 대본을 쓰기 전부터 송혜교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사세’ 촬영 때 문득 지나가던 송혜교의 한 표정을 캐치해 그 표정을 바탕으로 오영이라는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노 작가님이 ‘송혜교에게 저런 표정이 있었어?’ 싶었대요. 예민해졌을 때 짓는 표정인데, 그 표정을 메인으로 해 극 중에서 움직였으면 좋겠다고 말하시더라고요.”
배우 송혜교. 사진ㅣ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배우 송혜교. 사진ㅣ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또 송혜교는 “캐릭터를 넘어서도 ‘그사세’ 때의 아쉬움을 채우기 위해 나를 캐스팅한 것 같다”며 “작가님이 이번 작품을 통해 작품성이나 캐릭터를 완벽하게 만들어주고 싶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송혜교와 노 작가는 친구 사이에서 또 다시 작품으로 만나게 됐다. 그리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라 전국기준 시청률 15.8%를 기록하며 대중성도 얻고, 특히 작품성과 배우들의 연기력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다.

“작품이 끝나고 ‘송혜교 연기의 재발견’이라는 칭찬을 듣는 것이 정말 기분 좋았어요. 저 스스로는 모니터링 하며 잘했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죠. 하지만 기존에 보이지 않은 내 안의 미스터리한 느낌들이 표현된 것 같아 좋았어요.”

‘그겨울’은 두 사람의 서로를 향한 애정과 신뢰가 어우러진 결과물이었다.

노희경은 송혜교에게 전작의 아쉬움을 채워주며 또 다른 캐릭터를 완벽하게 입혀주고 싶었고, 송혜교는 자신의 머리로는 이해가 안 됐던 작품을 노희경의 말만 믿고 최선을 다해 따랐다.

이들의 애정과 신뢰가 빛났던 작품이라 더욱 아름다웠던 ‘그겨울’. 송혜교의 바람처럼 오래도록 기억되고 감동을 주는 드라마로 남길 기대해본다.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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