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韓美 대화 원한다면 제재부터 철회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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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위 성명… 전면사죄 등 조건 제시… 결핵약 지원 유진벨재단 방북 허용
김장수 “北 전면전 일으킬 능력 없다”

북한이 18일 한국과 미국을 향해 “대화를 원한다면 대북제재부터 철회하라”는 전제조건을 내걸었다. 11일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대화 제의 성명을 발표한 이후 제재 철회라는 구체적 조건을 거론한 것은 처음이어서 주목된다.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은 18일 성명에서 “미국이 우리에게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비핵화 의지를 보이라고 줴쳐대고(지껄이고) 있는 것 역시 도발”이라며 “미국과 남조선 괴뢰들이 진실로 대화와 협상을 바란다면 다음과 같은 실천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조치로는 △모든 도발 중지 및 전면 사죄 △핵전쟁 연습에 매달리지 않는다는 확약 △남조선과 주변 지역에서의 전쟁수단 전면 철수 등을 제시했다. 특히 북한은 “1차적으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를 철회해야 하며 바로 거기에 우리에 보내는 선의의 실마리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청와대의 안주인은 우리의 핵을 민족공동의 자산으로 떠받들고 있으면 앞길이 창창하지만 미국의 핵우산을 쓰고 있으면 망하고 만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도 한국의 대화 제의에 대해 “적대행위와 북침전쟁 책동이 계속되는 한 북남 대화나 북남 관계 개선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해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북한의 주장은 참으로 이해하기가 어렵다. 어불성설이고 심지어는 적반하장이라는 단어까지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김장수 대통령국가안보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은 핵을 체제 유지로 생각한다. 쉽게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북한의 전면전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상태에서 북한이 전면전을 일으키겠다는 징조는 보이지 않고 있으며, 능력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전면전을 일으키려면 늦어도 2∼3주 전부터 징후를 알 수 있다. 그것은 한미 연합자산(전력)으로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개성공단 출입 차단 15일째인 이날 남측 근로자 8명이 추가로 귀환했다. 19일 0시 현재 198명(한국인 197명, 중국인 1명)이 남아 있다.

한편 대북 지원단체인 유진벨재단 관계자들의 방북이 18일 성사돼 긴장 고조에도 불구하고 인도적 지원이 유지될 가능성이 있음이 확인됐다. 인세반 회장 등 관계자 8명은 이날 중국 베이징(北京)을 거쳐 고려항공 편으로 북한에 들어갔다. 이들은 결핵약 전달과 환자 치료 등을 마친 뒤 5월 10일경 서울로 올 예정이다. 방북한 재단 관계자는 모두 외국 시민권자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대북제재#대북제재 철회요구#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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