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마다 美 쳐다보기 그만… 독자적 안보능력 갖춰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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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해야 하나 된다]
본보-한반도선진화재단 ‘한국의 안보-국방전략’ 세미나

동아일보와 한반도선진화재단은 9일 서울 중구 충무로 한선재단 회의실에서 ‘통일의 길, 북한의 정상국가화’를 주제로 공동 세미나를 열고 북한의 정상국가화를 위한 한국의 안보 및 국방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동아일보와 한반도선진화재단은 9일 서울 중구 충무로 한선재단 회의실에서 ‘통일의 길, 북한의 정상국가화’를 주제로 공동 세미나를 열고 북한의 정상국가화를 위한 한국의 안보 및 국방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 박근혜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굳건한 안보와 진정한 대화라는 두 바퀴로 굴러가야 한다. 북한을 정상국가로 이끌어 평화적인 남북통일의 트랙에 태우려면 한국의 안보 및 국방 태세가 확고해야 한다. 한반도에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미국에만 의존하려는 자세로는 북한의 정상국가화를 견인할 수 없다. 현실을 무시한 급진적 자주국방론도 불필요한 비용만 초래할 수 있다. 동아일보와 한반도선진화재단은 9일 서울 충무로 한선재단 회의실에서 ‘통일의 길, 북한의 정상국가화’라는 주제의 두 번째 공동 세미나를 열고 스마트한 한국의 안보 및 국방전략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

질문1: 북한의 위협에 대한 한국의 군사적 과제는?

참석자들은 북한의 핵무장과 대남 군사도발 징후가 뚜렷한 안보위기 상황에서 북한의 위협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북5도위원회 박용옥 평안남도지사(전 국방부 차관)는 “북한 전역을 정밀 감시하고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시급히 갖추는 등 대(對)북핵 억제 수단을 조기에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용우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겸임교수는 “북한 핵무장의 최대 목표는 미 본토에 대한 직접타격 능력을 획득해 대미 억제력을 확보하는 것과 남북한 재래식 무기의 군사적 불균형을 보정하는 군사적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용섭 국방대 교수는 “북한의 핵과 전쟁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선 핵 억제력은 미국에 의존하되 재래식 억제력은 한국을 중심으로 달성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질문2: 한국은 핵 주권을 가질 수 있는가?

북한의 핵 보유에 ‘공포의 균형’을 맞추는 한국 독자적인 핵주권론에 대해선 △심각한 국론분열 △한미동맹의 균열 △일본과 대만 등 동북아 핵 도미노 등을 이유로 한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았다. 국제적인 핵 비확산 움직임에 역행할 뿐만 아니라 자칫 국내의 섣부른 핵주권 논의가 한미관계의 핵심 현안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일부 참석자는 미국의 핵우산(nuclear umbrella)과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에 회의감을 표시했다. 한 참석자는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 등이 미국의 핵우산을 ‘찢어진 우산’이라고 꼬집듯, 북한이 핵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할 경우 미국이 실제로 그들의 핵무기로 응징 보복을 할 것인지는 불확실하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최후의 외교책이 실패하고 북한의 도발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핵우산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면 (한국도) 자체 핵무장을 불가피하게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질문3: 전시작전권 전환은 시기상조인가?

‘과도한 미국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총론에는 대다수 참석자가 공감했지만 2015년 12월로 예정된 전시작전권 전환이란 각론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윤덕민 국립외교원 교수는 “언제까지 미국에 의존하는 모습으로는 북한이 우리를 두려워하게 만들 수 없고 국민들을 설득할 수도 없다”며 “상황이 악화됐으므로 전작권 전환을 연기하자는 단순한 반응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대안을 준비하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의 ‘핵 협박’에 대해서도 B-52 전략폭격기 등 미국 측 전력에만 기댈게 아니라 F-15K 같은 한국의 무기로 대응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안보 상황을 고려해 시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반론도 나왔다. 문순보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전작권 전환 쟁점은 북한의 도발 위협이 완전히 제거된 이후로 재연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질문4: 한미동맹의 미래상은?

참석자들은 미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벗어난다는 말이 ‘한미동맹의 약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한반도 통일은 주변국들 간 힘의 역학관계가 예민하게 작용하는 국제문제로 확장될 수밖에 없는 만큼 정치·외교적 수단으로서의 한미동맹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지적했다. 문순보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미국과의 동맹관계는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한다”며 “중국이 북한의 도발 움직임에 대해 경고하고 모종의 제재를 취하고 있지만 최종 단계에선 결국 북한을 아프게 할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참석자

박용옥 이북5도위원회 평안남도지사(전 국방부 차관)
이용환 한선정책연구원장
한용섭 국방대 교수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윤덕민 국립외교원 교수
전성훈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
문순보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최진욱 통일연구원 원장대행
조영기 고려대 교수
김동식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
손용우 한남대 겸임교수

손영일·황일도 기자 scud2007@donga.com
#한반도선진화재단#국방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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