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우승 하루 뒤 LG맨 된 김시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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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외국인선수 맞교환 후속 트레이드… 김 “얼떨떨하지만 서운한 건 없어”

“저 괜찮습니다.”

우승 하루 만에 LG로 이적하게 된 모비스의 가드 김시래(25·사진)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심경을 밝혔다. 이날 모비스는 “1월 외국인 선수 맞교환의 후속 트레이드로 김시래를 LG로 보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당사자인 김시래는 이 소식을 이날 아침에서야 구단으로부터 전해 들었다. 우승 주역이면서도 갑작스레 이적하게 된 김시래는 “아직 얼떨떨하지만 구단에 서운한 건 없다. 1년 동안 감독님과 선배들에게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며 “헤어져야 하는 것이 아쉽지만 열심히 해서 다음 시즌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모비스는 당초 LG로부터 로드 벤슨을 데려오는 조건으로 2014∼2015 시즌부터 3년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1회 또는 시즌이 끝난 뒤 김시래를 내주는 안을 제시했다. 단지 김시래에 대한 조건은 선수와 구단의 사기를 고려해 미리 발표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김시래는 시즌 중반이 지난 1월까지만 해도 모비스에 적응하지 못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에게서 “선수도 아니다”는 혹평을 받던 김시래는 점차 타고난 재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김시래가 살아나면서 모비스는 마지막 6라운드 전승을 거뒀다. 김시래의 활약을 지켜본 LG는 정규리그가 끝나자마자 “신인 지명권 대신 김시래를 달라”고 모비스에 통보했다.

챔피언결정전 1∼4차전에서 김시래는 평균 10.3득점, 5도움, 3.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유 감독은 “시즌 초중반에 김시래를 위해 혹평을 하기도 했지만 내가 처음 봤던 눈이 맞았다. 그래도 이런 큰 경기에서 이렇게 잘해줄 줄 몰랐는데 배짱 하나는 알아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LG는 김시래가 20, 21일 열리는 구단 팬미팅에 참석할 수 있도록 모비스에 요청했다. 김시래는 19일부터 LG에 합류한다. 그러나 모비스는 LG에 이적 관련 행정처리를 이달 말까지 늦춰달라고 부탁했다. 우승 보너스를 지급하기 위해서는 김시래가 서류상 모비스 직원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모비스는 또 다음 주 25일 이후로 예정된 우승 축승회에 김시래가 참석할 수 있도록 LG에 양해를 구할 방침이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모비스#김시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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