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때문에 죄없이 죽어간 동식물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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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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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현덕사 21일 이색 천도재

2007년 열린 강원 강릉시 현덕사의 동식물 천도재. 이 행사는 사람과 동식물이 공존하는 상생의 정신을 담고 있다. 불교신문 제공
2007년 열린 강원 강릉시 현덕사의 동식물 천도재. 이 행사는 사람과 동식물이 공존하는 상생의 정신을 담고 있다. 불교신문 제공
‘망(亡) 까마귀, 까치, 꿩, 참새…고양이, 개, 쥐…나무들, 풀들, 꽃들, 물고기들….’

21일 오전 11시 강원 강릉시 연곡면 현덕사에서 이색적인 천도재(薦度齋)가 열린다. 천도재는 원래 죽은 이의 영혼을 극락으로 보내는 의식이지만 이곳의 천도재는 동식물을 위한 것이다.

현덕사는 2000년 국내 사찰로는 최초로 동식물 천도재를 시작해 올해 13회째를 맞고 있다. 주지 현종 스님은 “부처님 법(法)에 따르면 사람은 물론이고 모든 생명이 똑같이 소중하다”며 “사람들 때문에 죄 없는 동식물이 수없이 죽어가고 있다. 불쌍한 동식물들을 위로하기 위해 1년에 한 번 재를 지내게 됐다”고 말했다.

이 사찰의 천도재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 해 30여 건의 동물 천도재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몇 년 전에는 스님이 서울대공원 동물들을 위한 천도재를 연 적도 있다.

이번 천도재에서는 떡과 과일 등 보통 공양물뿐만 아니라 동식물 위패, 평소 동물들이 좋아했던 음식과 장난감도 마련된다. 현종 스님은 “동물들과 인연을 나눴던 주인들이 천도재를 부탁하면서 사진과 함께 가슴 뭉클한 사연들도 보내준다”며 “천도재 뒤 마음이 편안해져 힐링이 됐다고 말하는 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현덕사를 관할하는 본사(本寺)인 송광사 주지 무상 스님의 법문, 혼들을 위로하는 심진 스님 초청 음악회, 살풀이, 학춤 등도 이어진다.

현덕사는 천도재뿐만 아니라 1999년 창건 이후 줄곧 환경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사찰을 지향하고 있다. 이 사찰은 템플스테이 지정 사찰로 바리스타 체험과 동해 요트 체험, 소금강 트레킹, 탁본 뜨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033-661-5878, www.hyundeoksa.or.kr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천도재#현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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