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생각이 크는 수학]지구의 둘레까지 잴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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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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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비례식에 숨은 놀라운 힘

서울 한강의 여의도 봄꽃축제에 많은 시민이 벚꽃을 보기 위해 나왔습니다. 축제는 18일까지 계속됩니다. 시민 참여 노래자랑과 거리예술공연이 함께 열립니다. 예영이는 이런 내용의 뉴스를 보고 아빠를 조릅니다.

“우리도 벚꽃축제 가요!” “예영이가 벚꽃축제에 가보고 싶구나? 여의도에 많은 인파가 몰릴 테니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할 것 같아.” “아빠, 그러면 자전거를 타고 가면 어떨까요? 그동안 쌓은 자전거 타기 실력을 아빠한테도 자랑하고 싶어요. 헤헤” “예영이가 벚꽃축제 보러 가자는 이유가 따로 있었구나. 가까운 거리니, 자전거 타고 씽씽 달려 볼까?”

길에 나와 보니, 봄기운을 만끽하려고 자전거를 타는 시민이 많았습니다. 예영이는 문득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 앞으로 나가는 원리가 궁금해졌습니다. “아빠, 자전거는 어떤 원리로 움직일까요?” “우리 예영이에게 자전거의 원리를 가르쳐 줘야겠구나.”

자전거 회전수와 톱니바퀴의 관계
자전거의 앞바퀴는 방향을 조정하는 역할을, 뒷바퀴는 앞으로 나가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뒷바퀴가 앞으로 나가는 역할을 하려면 페달과 체인 같은 장치가 필요합니다. 페달과 뒷바퀴의 톱니바퀴 2개를 체인이 연결합니다. 페달을 밟으면 톱니바퀴가 돌아가면서 뒷바퀴가 돌아가고, 자전거가 움직이는 겁니다. 톱니의 수에 따라 톱니바퀴가 돌아가는 횟수가 달라집니다. 즉, 톱니의 수에 따른 페달의 회전수와 뒷바퀴의 회전수의 관계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비(比)와 비례식의 성질을 배울 수 있습니다.

자전거 페달 부분의 톱니바퀴에 32개의 톱니가 있고 뒷바퀴의 톱니바퀴에 16개의 톱니가 있다면 페달을 한 번 돌릴 때 뒷바퀴는 2번 돕니다. 그러므로 페달의 회전수와 뒷바퀴의 회전수의 비는 1 대 2로 나타낼 수 있어요. 비 1 대 2에서 앞에 있는 1을 전항, 뒤에 있는 2를 후항이라고 합니다.

전항과 후항에 0이 아닌 같은 수를 곱하거나 비의 전항과 후항을 0이 아닌 같은 수로 나눠도 비율은 같습니다. 예를 들어 비 1 대 2의 전항과 후항에 2를 곱하면 비는 2 대 4가 됩니다. 페달이 2번 돌면 뒷바퀴가 4번 돈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비율이 같은 두 비를 1:2=2:4와 같이 등식으로 나타낼 수 있는데 이를 비례식이라고 합니다.

비례식에서 바깥쪽에 있는 두 항 1과 4를 외항이라 하고, 안쪽에 있는 두 항 2와 2를 내항이라 합니다. 비례식에서 외항의 곱과 내항의 곱은 같습니다. 페달을 10번 돌릴 때 뒷바퀴는 몇 번 도는지 비례식을 통해 알아볼까요? 비례식 1:2=10:□에서 □=2×10=20이므로 페달을 10번 돌릴 때 뒷바퀴는 20번 돕니다.

자전거가 움직이는 원리에서 한 가지를 더 알 수 있습니다. 위에서 톱니 수의 비는 2 대 1이고, 회전수의 비는 1 대 2이므로 ‘페달 부분 톱니바퀴의 톱니 수×페달의 회전 수=뒷바퀴 톱니바퀴의 톱니 수×뒷바퀴의 회전수’라는 사실을 알 수 있어요.

그렇다면 페달을 한 번 돌릴 때, 뒷바퀴가 4번 돌아가서 자전거를 좀 더 빠르게 움직이게 하려면 톱니 수를 어떻게 정해야 할까요? 페달 부분 톱니바퀴의 톱니 수가 32개라면 32×1=□×4에서 □=8이므로 뒷바퀴 톱니바퀴의 톱니는 8개가 돼야 합니다. 이렇게 톱니의 수를 이용하면 자전거의 속도를 조절할 수도 있답니다.

탈레스, 그림자 이용 피라미드 높이 측정
비례식을 실제 생활에 활용한 예는 아주 많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탈레스는 그림자의 길이를 이용해 피라미드 높이를 알아내려고 비례식을 활용했습니다. 우리가 지도를 볼 때 축척을 이용해 실제 거리를 계산할 때도 비례식의 개념을 이용합니다.

지금으로부터 2000년보다도 더 오랜 옛날,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알고 지구의 크기까지 계산한 학자가 에라토스테네스입니다.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이며 천문학자이고 지리학자였습니다.

그는 하지(1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긴 날)가 되면 이집트의 시에네에 있는 어느 우물 바로 위에 태양이 오고, 거기서부터 900km 정도 떨어진 알렉산드리아에서 같은 시간에 태양을 쳐다보면 7.2도 기울어진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지구의 둘레:900km=360:7.2’라는 비례식을 세웠습니다.

비례식의 성질을 이용해 지구의 둘레를 구해 볼까요? ‘900×360=지구의 둘레×7.2’입니다. 계산해 보면 ‘32만4000=지구의 둘레×7.2’이므로 에라토스테네스가 구한 지구의 둘레는 약 4만5000km입니다. 지금 우리가 아는 지구의 둘레인 4만75km와 비교하면 조금 차이 납니다. 하지만 별로 신통한 측량 기계가 없던 시대에 지구의 둘레를 측정할 수 있었다는 사실 만으로도 자연 현상에 대한 관찰력과 수학에 대한 이해가 대단한 학자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문제 하나를 풀어 볼까요? 예영이가 자전거를 타고 10분 동안 1200m를 움직였습니다. 벚꽃이 많이 핀 공원까지 가려면 2400m를 더 가야 합니다. 예영이가 같은 빠르기로 자전거를 타고 갈 때, 공원에 도착하려면 몇 분이 더 걸릴까요?

10분 동안 1200m를 움직였으므로 2400m를 가는 데 몇 분이 더 걸릴지 알아보려면 비례식을 이용하면 됩니다. 10:1200=□:2400에서 1200×□=10×2400, □=20이므로 예영이가 공원에 도착하려면 20분이 더 걸리겠네요.

김성희 웅진씽크빅 수학연구소 책임연구원
#비례식#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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