歌王 vs 싸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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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신곡 ‘바운스’ 공개 이틀만에 ‘젠틀맨’과 음원차트 1, 2위 경쟁

가왕(歌王)과 국제가수가 붙었다.

가수 조용필(63)과 싸이(본명 박재상·36)의 신곡이 국내 음원 차트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다. 아이돌 가요와 TV 프로그램 삽입곡이 주도하던 음원 시장이 60대 가수와 30대 가수의 혈투에 흔들린다.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넘어가기엔 판이 크고 별나다.

조용필과 싸이의 다툼이 시작된 건 조용필이 신곡 ‘바운스’의 음원을 공개한 16일 정오부터다. 나흘 앞서 발매된 싸이의 ‘젠틀맨’이 멜론, 엠넷, 벅스, 네이버뮤직 같은 국내 주요 음원 서비스 사이트의 차트 정상을 이어가던 시점이었다. ‘바운스’는 제목처럼 통통 튀며 그 순위가 급상승해 16일 오후부터 몇몇 음원 사이트에서 ‘젠틀맨’을 끌어내리고 실시간 차트 1위에 올라서기 시작했다. 실시간 차트는 매 시간 소비자가 가장 많이 듣거나 내려받은 음원의 순위를 집계해 보여주는 통계다. 일간 차트는 24시간 집계한 순위다.

‘바운스’는 17일 주요 음원 서비스 사이트의 실시간 차트에서 거의 매시간 1위를 지켰다. 몇몇 사이트에서는 ‘젠틀맨’이 시간별로 정상을 탈환했다 빠지기도 했다. 18일 발표되는 다수 음원 사이트의 17일 일간 순위에서 ‘바운스’가 ‘젠틀맨’의 ‘5일 천하’를 밀어낼 가능성이 커졌다.

‘바운스’의 인기는 16일 오후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음악에 대한 칭찬 글을 앞다퉈 올리면서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빅뱅의 태양은 “조용필 선배님, 미리듣기 음원이 이렇게 좋을 수가. 심장이 바운스 바운스 두근대∼”라고 했고, 샤이니의 종현은 “말이 필요없지요. 들어보세요. 존경해요 선생님!!”이라고 했다. ‘조용필’과 ‘조용필 바운스’는 16일 밤부터 17일 오후까지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정상에서 10위 사이를 오갔다. 10, 20대가 즐겨 듣는 국내외 팝 음악을 떠오르게 하는 세련된 편곡과 ‘바운스 바운스’ ‘유 메이크 미’를 반복하는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특히 화제다. 17일 오전에는 23일 발표될 조용필의 19집 앨범 타이틀 곡 ‘헬로’의 1분 30초짜리 2차 티저 영상이 공개됐다. 누리꾼들의 관심은 더 커졌다.

조용필 소속사 관계자는 “음반 계약 전 유니버설뮤직그룹 아시아 태평양 지부장에게 조용필의 신곡을 들려줬는데 ‘27세 정도 되는 뮤지션인 줄 알았는데 63세?’라며 깜짝 놀라더라”고 전했다.

‘바운스’와 ‘젠틀맨’의 선전 덕에 음원 차트 최정상에서 오랜만에 아이돌 가수나 TV 드라마 예능 오디션 프로그램 삽입곡이 밀려났다.

23일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발매될 조용필 19집 ‘헬로’의 이례적인 성공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강일권 대중음악평론가는 “예상을 깬 젊은 감각의 음악과 결합되면서 기존의 중장년 팬에 젊은 팬덤이 합세해 60대 가수가 세대를 넘어선 지지를 받는 희귀한 현상이 일어났다”면서 “조용필을 듣고 자라지 않은 세대에서도 인지도와 기대감이 높아진 만큼 23일 음원 차트에서는 더 놀랄 만한 일이 벌어질 가능성도 작지 않다”고 내다봤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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