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위기의 춘천마임축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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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정부지원금 절반으로 축소… 축제등급 못올리면 2년후 지원 끊겨
예산부족해 행사규모 축소 악순환

올해 25회째를 맞는 춘천마임축제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매년 줄어드는 지원금 탓에 축제 규모는 축소되고 2015년부터는 정부 지원이 완전히 끊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원금 감소는 춘천마임축제의 축제 등급이 낮아지면서 비롯됐다. 춘천마임축제는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하는 ‘최우수축제’로 선정돼 국비 3억 원을 지원받았다. 매칭사업으로 지원받은 도·시비 3억 원을 포함하면 총 6억 원을 지원받은 셈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우수축제’로 등급이 낮아져 정부 지원금이 1억5000만 원으로 줄었고 도·시비마저 감소했다. 17일 (사)춘천마임축제에 따르면 올해 국·도·시비 지원금은 3억4500만 원으로 지난해 3억9900만 원, 2011년의 6억 원에 비해 매년 줄고 있다. 이마저도 춘천시가 매칭사업비 외에 추가 지원을 함으로써 마련된 금액이다.

더욱이 내년에 우수축제보다 높은 등급의 축제로 선정되지 못하면 2015년부터는 정부 지원금을 한 푼도 받을 수 없다. 3년 동안 등급이 상향되지 못하면 국비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축제지원 졸업제’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원 예산이 줄어 행사 규모가 확대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축제 등급이 상향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문체부의 지역 축제 등급은 대한민국 대표축제, 최우수축제, 우수축제, 유망축제로 나뉘어 지원금이 차등화된다.

정부 지원이 끊기면 도와 시 지원금이나 각종 협찬에 의존해야 한다. 춘천시는 정부 지원이 없더라도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그동안 지원받던 국비만큼 추가 지원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김춘수 춘천시 문화예술담당은 “춘천마임축제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지원은 계속 이뤄질 것”이라며 “금액은 가능한 여건 내에서 협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춘천마임축제는 다음 달 19∼26일 춘천시 일원에서 열린다. 국내 100개 팀 1000여 명과 해외 7개국 10개 팀 100여 명이 참가한다. 그러나 올해는 극장 공연이 벨기에 극단의 ‘버려진 왕’ 1편으로 지난해 3편에 비해 줄었다. 거리공연 중심으로 펼쳐지고 도깨비 난장과 미친 금요일은 통합 운영된다. 또 올해는 난장 장소를 놓고 남이섬과 옛 캠프 페이지 등으로 의견이 엇갈려 혼선을 빚다가 축제 개막을 2개월 앞둔 지난달 19일 어린이회관으로 최종 결정됐다.

유진규 춘천마임축제 예술감독은 “난장 장소에 대해 춘천 도심과 외곽 개최를 놓고 논란이 있었던 것은 지역 경제가 우선이냐, 새로운 예술성 추구가 우선이냐에 대한 문제였다”며 “춘천마임축제가 춘천을 대표하는 축제로 성장했지만 앞으로는 예산 문제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춘천마임축제#정부지원금#예산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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