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제의 거부한 北 “미국이 먼저 약속 지켜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17일 11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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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 "미국부터 국제적 의무에 충실해야"

미국의 '대화제의'를 "기만의 극치"라고 비난한 북한이 17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미국이 오히려 북한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미국은 제 할 바나 바로해야 한다'는 개인 필명의 글에서 "우리의 핵동력 공업 발전과 핵억제력 강화를 위한 조치는 그 어떤 국제적 의무에도 위반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2005년 6자회담에서 채택한 '9·19공동성명'을 이행하지 않은 것은 자신들이 아니라 미국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미국이 해마다 '키 리졸브' '독수리'와 같은 대규모 합동군사연습을 벌였고,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을 핵 선제타격 대상에 올려 공동성명 1항을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제재 결의 2087호 채택을 주도하는 등 북한의 자주권을 '난폭하게 침해·유린'해 공동성명 2항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9·19공동성명 1항에는 '미국은 한반도에 핵무기를 갖고 있지 않으며, 핵무기 또는 재래식 무기로 북한을 공격 또는 침공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내용이, 2항에는 '북한과 미국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고, 평화적으로 공존하며, 각자의 정책에 따라 관계정상화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했다' 내용이 포함돼 있다.

신문은 또 1994년 '제네바 기본합의'에서 미국이 북한에 경수로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아 북한이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에서 막대한 지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우리는 미국과 지난 기간 여러 차례의 큰 문건을 채택했으나 실현된 것은 하나도 없으며 오히려 천문학적인 손실만 봤다"며 "미국은 우리에게 '공동성명을 준수하라'느니 '도발적인 행위들을 자제하라'느니 하는 따위의 소리를 할 체면이 없다"고 반박했다.

앞서 16일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이) 대화를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세계여론을 오도하려는 기만의 극치"라며 "대화를 반대하지 않지만 핵 몽둥이를 휘둘러대는 상대와의 굴욕적인 협상 테이블에는 마주 앉을 수 없다"고 밝혔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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