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암-탄허 스님 서예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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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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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사 성보박물관이 소장한 탄허의 ‘향상일로(向上一路)’. 불교에서 절대의 진리에 이르는 외길을 일컫는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월정사 성보박물관이 소장한 탄허의 ‘향상일로(向上一路)’. 불교에서 절대의 진리에 이르는 외길을 일컫는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승려 학자로 꼽히는 탄허(呑虛·1913∼1983)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이 문을 열었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은 “테마전 ‘한국의 큰스님 글씨-월정사의 한암과 탄허’를 6월 16일까지 상설전시관 서화관 서예실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다음 달 17일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탄허 탄생을 기리는 뜻에서 스님과 그의 스승인 한암(漢岩·1876∼1951)의 대표적 서예작품 80여 점을 소개한다.

독립운동가 김홍규(金洪奎)의 자제인 탄허는 젊은 시절 기호학파의 학통을 이어 유학에도 조예가 깊었던 인물. 그러나 한암과의 문답에 감읍해 불교에 귀의한 뒤 화엄경을 비롯한 불교경전 번역사업에 평생을 바쳤다. 특히 화엄경을 우리말로 완역한 ‘신화엄경합론’은 대표적인 업적으로 꼽힌다.

고려시대 보조국사 지눌의 전통 선풍을 계승한 한암은 조계종 초대 종정을 지낸 고승. 1951년 1·4후퇴 때 오대산 상원사의 소각 위기를 온몸으로 지켜낸 일화가 유명하다. 참선을 중시했지만 계율을 지키고 경전을 연구하는 자세를 함께 갖춰야 올바른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요지의 가르침을 설파했다.

한국 불교의 중흥을 이끈 스승과 제자이나 필체는 사뭇 대조적이다. 한암은 단정하고 정갈해 격조 높은 선비의 글씨를 보는 듯하다. 반면 탄허의 필치는 활달하고 호방한 기세가 일품이다. 박물관은 “오대산 월정사 두 큰스님의 글씨를 비교해보고 평생 전하려 했던 가르침을 되새겨볼 기회”라고 말했다. 02-2077-9000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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