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마라톤 폭탄테러]국제테러조직? 미국내 자생적 테러세력?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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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획적 범행 배후는
현장 있던 사우디국적 20세남성 조사… SNS엔 “혹시 북한 소행?” 글 올라

‘보스턴 마라톤 연쇄 폭발 사건’이 미국 사회를 노린 계획적 테러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범인이나 확실한 용의자는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 알카에다 등 이번 사건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테러집단도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미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 그리고 현지 경찰은 사건 발생 24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합동으로 보스턴 외곽 지역인 리비어의 워터스에지 아파트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보스턴 경찰은 “요주의 인물과 관련된 곳”이라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 설명은 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곳에서 압수한 물품들을 가방에 넣어 수거해 갔다.

CNN방송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이 아파트 수색이 폭발 현장에서 붙잡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적 남성과 관련이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경찰은 폭발 현장에서 다리를 다친 채 도망치다 시민들에게 붙잡힌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의 남성을 병원에서 조사했다. 20세인 그는 학생비자로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조사에 협조하고 있지만 폭발과의 연관성은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당국은 또 운동복 차림에 검은 가방을 등에 메고 외국인 말투를 쓴 ‘흑인 또는 짙은 피부색을 가진 남성’을 찾고 있다. 이 남성은 첫 번째 폭발이 있기 5분 전 접근 제한지역으로 들어가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당국은 현재 테러 배후세력이 국제테러조직이나 미국 내 자생적 테러세력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알카에다 등은 수차례 미국에 대한 보복공격을 경고해 왔지만 보안조치 강화로 국내 잠입이 쉽지 않아 배후 여부가 불투명하다. 최근 잇단 총기난사 사건 등으로 볼 때 국내 반발단체 또는 개인에 의한 범행 가능성이 높지만 그러기에는 사건 수법이 지나치게 대담하다는 견해도 있다.

일부 시리아 북한 등 적대국에 의한 테러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폭발 직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북한 소행으로 추정하는 글들이 확산되고 있지만 북한이 저질렀을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편 보스턴 마라톤 폭발 사건 이후 미국 내 주요 도시와 세계 각국의 보안이 대폭 강화됐다. 미 국토안보부 비밀수사국은 백악관 주변 경계를 강화했고 백악관 입구 펜실베이니아 도로와 주요 진입로를 차단했다. 매사추세츠 주와 뉴햄프셔 주에 있는 원자력발전소 주변 지역에 대한 검문검색도 강화됐다. 뉴욕 경찰은 폭발 직후 공공건물 호텔 등에 100여 명의 긴급대응팀(CRT)을 배치했다고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은 밝혔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보스턴마라톤#폭탄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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