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골프퀸 납시오… 박인비 “생애 최고의 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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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제치고 세계랭킹 1위 올라… 한국선수로는 신지애 이어 두번째
18일 하와이 롯데챔피언십 출전

8일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첫 메이저대회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박인비(사진)는 14일 미국 하와이 오아후 섬의 한 호텔에서 부모에게 큰 효도를 했다.

나비스코 대회 마지막 날 박인비는 직접 응원을 오겠다는 부모를 만류하면서 “우승하면 ‘포피스 폰드(Poppie's pond)’의 물을 담아서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포피스 폰드는 대회가 열린 미션힐스CC의 18번홀 그린을 둘러싼 연못으로 대회 우승자는 가족이나 캐디와 함께 이 연못에 뛰어드는 전통이 있다. 우승 후 함께 연못에 뛰어든 약혼자이자 스윙코치인 남기협 씨(32)가 플라스틱 물병 2개에 소중히 물을 담았다. 박인비의 부모인 박건규 씨와 김정자 씨는 LPGA투어 롯데챔피언십(18∼21일)을 앞두고 딸을 응원하기 위해 14일 하와이에 도착했다.

박인비 가족의 특별한 의식은 가족들만 참석한 가운데 호텔 내 수영장에서 조용히 치러졌다. 박인비는 엄마 김 씨의 머리에 포피스 폰드에서 떠 온 물을 뿌렸고, 약혼자 남 씨는 예비 장인인 박 씨의 머리에 물을 부었다. 박인비는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부모님이 정말 좋아하셨다. 아버지는 한 병은 남겨 한국으로 갖고 가시겠다며 소중히 챙겼다”며 웃었다.

그리고 이틀 뒤인 16일 박인비는 또 하나의 효도를 했다. 이날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1위에 오른 것이다. 박인비는 9.28점을 얻어 스테이시 루이스(9.24·미국)를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2006년 여자골프에 세계랭킹이 도입된 이후 한국 선수가 1위에 오른 것은 2010년 신지애(25·미래에셋) 이후 두 번째다.

박인비는 “롯데챔피언십에서 잘 쳐서 1위에 올라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소식을 들었다. 부모님은 ‘단 한 주라도 세계랭킹 1위라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무척 기뻐하셨다”고 말했다.

당초 미국 언론에서도 박인비의 세계랭킹은 2위가 될 거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가산점을 받고, 최근 13주 이내에 열린 대회 성적에서도 가산점을 받으면서 1위로 올라선 것이다.

박인비는 “내 골프 인생 최고의 날이다. 목표로 했던 1위가 된 만큼 이제는 오랫동안 지켜 나가고 싶다. 비슷한 점수대의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코올리나 골프장(파72·6383야드)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박인비를 포함해 루이스, 쩡야니(대만), 최나연(26·SK텔레콤) 등 세계랭킹 1∼4위 선수가 모두 출전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박인비#세계랭킹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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