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성분 약, 처방전 없이 살수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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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오남용 우려 의약품’서 제외 논란

정부가 비아그라의 주성분(실데나필)을 의약분업 예외지역에서 폐동맥고혈압 치료에 쓰는 조건으로 ‘오남용 우려 의약품’에서 뺀다. 의약분업 예외지역은 병원이 적은 도서나 산간지대로, 의사의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전문의약품을 살 수 있는 곳을 말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내용을 담은 고시 개정안을 최근 입안 예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정부는 응급 의약품을 ‘의료사각지대’에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한 조치라고 하지만 오남용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실데나필은 발기부전 외에도 폐동맥고혈압 치료에도 사용되는 성분이다. 물론 각각의 질병에 맞게 용량은 다르다. 발기부전 치료제의 실데나필 용량은 25∼100mg. 폐동맥고혈압 치료제의 경우 20mg. 이 성분의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2개를 복용하면 발기부전치료제와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부는 “발기부전 치료 목적으로는 의약분업 예외지역에서도 이 약을 구입할 수 없다. 오로지 폐동맥고혈압일 때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비판도 적지 않다. 도시와 인접한 일부 의약분업 예외지역의 약국들을 통해 실데나필이 대량 유통될 수 있다는 것. 현재 의약분업 예외지역은 전국에 800여 곳, 약국은 301개에 이른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많은 사람이 발기부전 치료제를 사려고 음성적인 유통망을 이용하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는 오남용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사람들이 의약분업 예외지역을 찾아 약을 얻을 것이다”고 비판했다.

식약처는 앞으로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 고시 개정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비아그라#오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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