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존슨 美 스탠퍼드대 교수 “北 알기위해 6년간 매일 노동신문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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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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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주민 사랑과 이별 그린 소설 ‘보육원 원장의 아들’ 퓰리처상 수상
“독재자 김정일 내면 상상하며 써… 독자들 작품읽고 北실상 알았으면”
보도부문은 NYT가 4개부문 수상

“북한에 대해 속속들이 알기 위해 6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었습니다.”

인권이 유린된 북한 주민의 삶을 그린 소설 ‘보육원 원장의 아들(The Orphan Master’s Son)’로 15일 올해 퓰리처상 소설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애덤 존슨 스탠퍼드대 영문과 교수(45·사진). 그는 선정 발표 직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초 발간된 소설이어서 거의 잊고 있었는데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얼떨떨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북핵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많은 미국인이 이 책을 통해 북한을 아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책은 ‘준도’라는 이름의 보육원장 아들이 북한에서 군인, 정부 요원 등을 거치며 출세 지향적 인물로 살아가다 동료의 부인인 여배우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를 탈출시키고 자신은 수용소에 갇히게 되면서 인간성을 회복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퓰리처상 위원회는 이 소설이 “독자를 전체주의 국가인 북한의 깊숙한 곳으로 여행하게 하고 인간의 가장 내밀한 감정 속으로 이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그는 “자료 수집과 집필에 꼬박 6년이 걸렸다”며 “노동신문 영문판이 없어 관련 일본 사이트에 들어가 번역본을 읽어야 했다”고 말했다.

2007년 소설의 배경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북한을 여행한 그는 “외국인을 봐도 곁눈질 한 번 안 하고 앞만 보는 북한 주민들을 보고 집단 최면에 걸린 로봇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존슨 교수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2004년 창작 수업 교재로 북한 정치수용소에 대한 책을 택하면서부터다. 책을 읽으면서 북한 수용소의 처절한 삶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후 북한에 대한 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고 한다.

그의 책에는 비중 있는 조연으로 김정일도 등장한다. 존슨 교수는 “독재자 김정일의 내면을 상상하면서 글을 쓰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총 3권의 소설집을 낸 그는 “이 책이 가장 애착이 가지만 북한에 대한 책을 더 쓰고 싶지는 않다”며 “북한 주민의 고통 받는 삶에 대해 쓰는 작업이 너무 힘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존슨 교수는 “지난해 퓰리처상 위원회가 소설 부문 대상자가 없다며 수상작을 발표하지 않아 문학계의 큰 반발을 산 뒤 올해 수상자로 결정된 것이어서 더 감회가 크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퓰리처상 보도 부문에서는 뉴욕타임스가 월마트의 멕시코 뇌물 사건 기사로 탐사보도 부문, 중국 고위층 부패로 국제보도 부문 등 4개 부문을 수상해 가장 많은 상을 받았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애덤 존슨#보육원 원장의 아들#퓰리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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