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업체 “편의점 진출로 활력 찾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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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제 심해진 업계, 11조 규모 시장 본격 진출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편의점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대형마트와 대기업슈퍼마켓(SSM) 운영에 규제를 받는 상황에서 새로운 유통 채널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신세계 이마트는 최근 편의점 ‘위드 미’의 사업권을 인수하고 편의점 업계 인력을 영입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신세계 관계자는 “인수 비용은 약 20억 원으로 상품 공급 등 사업 전반에 대한 권리를 확보했다”며 “편의점 사업에 필요한 재무와 정보 시스템 관리 등 실무 인력을 영입 중”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는 현재 이마트를 통해 위드 미 가맹점 모집이나 사업 관련 상담도 하고 있다. 이마트는 얼마 전까지도 위드 미 인수설에 대해 “상품 공급만 하는 것”이라며 부인해 왔다.

위드 미는 씨유나 GS25, 세븐일레븐 등 프랜차이즈 형태의 편의점에 비해 상품 구매와 구색 등을 점포주가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독립형 편의점(볼런터리 체인)’이다.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90여 개 매장이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사업주 변경 신청과 사업 체계 구축 등을 상반기에 끝내고 하반기에 사업 설명회를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최근 ‘홈플러스365’ 편의점 사업 설명회를 정례화하고 점포 수를 늘릴 계획을 세웠다. 앞으로는 그동안 비정기적으로 열던 사업 설명회를 매월 두 번씩 서울 성동구 성수동 ‘홈플러스365 아카데미’에서 열어 가맹점주를 모집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홈플러스365는 서울 경기 지역에서 총 23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본사와 가맹점주 간의 수익 배분 비율 변경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는 직접적인 반응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예의주시 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업계에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다”면서도 “신선식품 비중을 늘리거나 현재 편의점들이 취약한 부분을 보완한다면 기존 업계가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는 특히 인력 유출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한 편의점 업체 간부는 “대형 유통업체에 임원급 이상 스카우트는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한편 대형 유통업체들은 유통산업발전법으로 인한 영업시간 규제 등으로 성장이 정체돼 새로운 채널을 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정체 상태인 다른 유통업종과 달리 편의점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시장 규모는 10조4000억 원으로 2011년보다 19.8% 늘어났다. 업계에서는 편의점 시장 규모가 올해도 11.5% 늘어난 11조6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덕우 한국편의점협회 부장은 “씨유(점포 수 8009개)와 GS25(7293개), 세븐일레븐(7202개) 등과 달리 위드 미나 홈플러스365는 점포 수가 신규 출점 거리 제한(250m) 기준인 1000개에 못 미쳐 거리 제한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대형 유통업체들의 편의점 진출에 대한 제약은 사실상 없는 것이나 같다”고 말했다.

김범석·장관석 기자 bsism@donga.com
#편의점#대형유통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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