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ps&Talk]페이스북 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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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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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금화면에 친구 페이스북 소식 가득
전화-문자메시지는 수많은 앱 중 하나

페이스북 친구들로부터 메시지가 오면 앱 위에 메시지를 보낸 친구의 얼굴을 보여주는 페이스 북 홈의 ‘챗헤드’ 기능. 페이스북 제공
페이스북 친구들로부터 메시지가 오면 앱 위에 메시지를 보낸 친구의 얼굴을 보여주는 페이스 북 홈의 ‘챗헤드’ 기능. 페이스북 제공
가뜩이나 페이스북 사용 시간이 점점 늘어나 걱정이었는데 지난 주말에는 페이스북에 뺏긴 시간이 두 배는 더 늘어난 것 같았다.

페이스북은 이달 초 새로운 모바일 서비스를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드디어 페이스북만을 위한 ‘페이스북 폰’이 나오는 거냐고 수군거렸지만 정작 발표된 건 페이스북 스마트폰이 아닌 ‘페이스북 홈’이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한 스마트폰 첫 화면과 내부 구조를 페이스북 스타일로 바꿔 페이스북 폰을 따로 만들지 않고도 기존 스마트폰을 페이스북 폰처럼 쓰게 하는 일종의 앱(응용프로그램)이었다.

이 페이스북 홈이 지난 주말부터 배포됐다. 아직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2’, 대만 HTC의 ‘HTC 원’ 등 일부 스마트폰에서만 쓸 수 있다.

내 스마트폰에 페이스북 홈을 설치해보니 완전히 다른 스마트폰이 된 느낌이었다. 첫 화면인 잠금 화면은 친구들의 페이스북 소식이 가득 채웠다. 마침 날씨가 좋아 봄나들이를 떠난 친구들이 벚꽃과 개나리, 푸릇푸릇해진 봄 산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페이스북에 올린 덕에 내 스마트폰은 화면을 켤 때마다 달라진 봄 경치를 보여줬다.

첫 화면에 등장하는 내 프로필 사진을 위로 올리면 앱 모음이 나왔다. 기존에 사용하던 스마트폰 메인 화면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비슷한 종류의 앱들을 모아놓는 ‘폴더’ 기능이라거나, 앱의 내용을 미리 보여주는 ‘위젯’ 같은 기능은 페이스북 홈에서는 쓸 수 없었다.

프로필 사진은 위(앱 모음), 왼쪽, 오른쪽 세 방향으로 움직이는데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바로 전에 썼던 앱으로 이동한다. 왼쪽으로 움직이면 메신저가 실행된다. 인상적인 것은 전화도, 문자메시지도, e메일도 중요하게 취급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모두 그저 수많은 앱 가운데 하나일 뿐이었다. 기존 스마트폰에선 적어도 전화와 문자메시지 정도는 ‘독’이라 불리는 맨 아랫줄에 놓여 있곤 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페이스북 홈을 발표할 때 “세상의 중심은 앱이 아니죠.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어야 해요”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페이스북 홈의 중심에는 친구와의 대화(메신저)와 친구들의 소식(잠금 화면)만 남았고, 나머지는 모두 뒤로 밀려났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쓸수록 독특한 의도가 느껴졌다.

페이스북 홈은 나처럼 페이스북을 자주 쓰는 사람에게는 굉장히 매력적인 서비스였다. 게다가 여태까지 나왔던 어떤 스마트폰 꾸미기 앱보다 멋졌다. 화면 전체를 가득 덮은 친구들의 사진이 실시간으로 바뀌면서 첫 화면을 장식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많은 사람에게 인기를 끌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페이스북을 별로 쓰지 않거나 미가입자들에게 페이스북 홈은 전혀 쓸모가 없다. 또 페이스북 사용자라고 해도 페이스북의 기능을 100% 쓰려면 결국 페이스북 앱을 또 실행해야 했다. 하지만 페이스북 홈은 계속 발전해 나갈 예정이라니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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