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고… 왜 쉽게 안고쳐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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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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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믿음을 간직하는 이유는 흔히 이 믿음을 뒷받침해주는 증거 때문이 아니라, 이 믿음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생각의 오류(토머스 키다 지음·열음사·2007년)

사람들은 설명할 수 없으면서도 어떤 일을 아주 확고하게 믿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또 복잡하고 어려운 일을 아주 간단하게 결정해 버리기도 한다. 그런 믿음과 결정이 옳고 합리적이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으니 문제다.

수많은 미신과 유령 이야기가 없어지지 않고, 전문가의 말이라면 아무 의심을 품지 않는 사람도 많다. 주식시장이나 경제에 대해 꽤 안다는 사람이 유명 펀드매니저의 말만 믿고 투자했다가 크게 낭패를 보기도 한다. 어떤 카리스마가 넘치는 지도자가 큰 성공을 거두고 나면 이후 그의 말은 무조건 옳고 거역할 수 없다는 믿음도 생긴다.

과연 그럴까? 그의 성공은 100% 그의 자질과 능력 덕분이었을까? 환경이 유리하게 작용했거나 운이 좋았기 때문은 아닐까? 시간이 흐르고 환경이 달라졌는데도 그의 말은 항상 옳고, 그의 결정은 절대로 되돌리거나 도전 받을 수 없는 것일까?

큰 성공을 거둔 기업 경영자나 정치지도자가 그 후 터무니없는 잘못을 저질러서 기업을 망가뜨리고 많은 사람을 고통에 빠뜨린 사례가 숱하게 많음에도 사람들은 그들의 말을 무조건 믿고 싶어 한다.

왜 그럴까? 저자는 그런 생각의 오류가 사람들의 지식이 넓어지고 과학이 발달한 지금에 와서도 쉽게 고쳐지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고 처방을 제시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야기를 좋아하고 확신을 얻고자 하며 운과 우연의 역할은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자기를 둘러싼 세계를 잘못 인식하고, 정보를 지나치게 단순화하며, 불확실한 기억에 의존하기도 한다.

우리가 믿음을 원하는 것은 삶에서 확실성을 바라기 때문인데 실제로 삶은 아주 복합적이고 예측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무언가를 믿을 때는 엄격해야 한다. 믿음을 뒷받침하는 확실한 증거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믿음을 유보하고 합리적으로 의심할 줄 알아야 한다. 심리학자 톰 길로비치는 “우리를 곤란에 빠뜨리는 것은 흔히 우리가 모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이다”라고 말했다.

‘생각의 오류’를 줄이거나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자신의 생각을 끄집어내서 검증해봐야 한다. 자신의 생각에 대한 근거 없는 확신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대화와 교류를 통해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받아들이는 포용력도 필요하다.

정종걸 재무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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