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신종AI, 베이징서도 환자… 중-북부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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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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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만에 6곳서 60명 감염-13명 사망… 철새 북방이동 타고 점점 번져

중국 상하이(上海)와 장쑤(江蘇) 저장(浙江) 안후이(安徽) 성 등 남부 창장(長江) 강 삼각주에서 발생하던 신종 H7N9형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북부 베이징(北京)과 중부 허난(河南) 성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 질병통제센터는 베이징 디탄(地壇)병원에서 치료 중인 7세 여자 어린이 환자가 신종 AI 환자로 판정됐다고 13일 밝혔다. 이 어린이는 부모와 함께 순이(順義) 구 허우사위(后沙욕) 진 구청(古城) 촌에 살고 있다. 환자의 아버지는 2일 이 마을로 이사와 가금류 가공 및 판매업을 시작했으며 4일 톈진(天津)에서 온 판매상으로부터 살아 있는 닭 60마리를 사서 재판매했다. 현재 환자의 병세는 안정적이라고 위생당국은 밝혔다.

약 2070만 명(2011년 현재)이 거주하는 수도에 신종 AI 환자가 처음 나오면서 베이징 위생당국은 비상이 걸렸다. 시 산하 16개 구와 현에서 닭과 오리 등 가금류, 야생 조류, 돼지로부터 샘플 5609개를 채취해 검사했으며 현재까지 H7N9형 AI 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았다. 시 위생당국은 환자가 발생한 구청 촌에 대해서만 가금류 도살 처분을 했으며 나머지 지역에서는 대규모 도살 처분은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14일에는 허난 성 저우커우(周口)와 카이펑(開封)에서도 각각 한 명씩 환자가 발생했다. 저장 성과 상하이 시, 장쑤 성에서도 모두 9명의 환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이로써 신종 AI 환자는 6개 성시 60명으로 늘었고 이 중 13명이 숨졌다.

그동안 위생당국은 남방의 철새 이동 때문에 신종 AI가 북방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왔으며 베이징과 허난 성에서 환자가 발생하면서 현실로 확인됐다.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베이징에서 환자가 발생한 것은 놀라운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소식’은 인간과 인간 사이에 이 바이러스가 전염됐다는 증거가 여전히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종 AI, 최악의 스모그, 돼지 사체 사건 등 잇따른 환경 보건 악재로 인해 중국을 떠나는 외국인이 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 보도했다. WSJ는 “가족의 건강을 걱정해 출국을 희망하는 외국인 임직원은 늘고 중국으로 오려는 외국인은 줄고 있다”며 “세계 중심으로 뻗어가는 중국 시장에 큰 타격”이라고 전했다.

상하이에서 경영대학원(MBA) 과정을 마친 뒤 중국판 유튜브인 ‘투더우(土豆)’를 공동 운영하던 마크 치스 씨는 최근 회사를 사직하고 캐나다 밴쿠버로 이주하기로 결정했다. 사업은 탄탄대로이고 중국 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자녀의 건강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독일 BMW에서 중국지사로의 파견 근무를 지원했던 임원 상당수는 최근 지원 의사를 철회했다. WSJ는 “환경 악재가 당장 중국 경제에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신종AI#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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