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로 가는 길]이성용 베인앤컴퍼니코리아 대표 “나가수처럼 부가가치 더해야 창조경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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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가 나온 이후 ‘세리 키즈’들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를 지배하고 있다. 김연아 박태환과 같은 훌륭한 선수들이 나왔으면 국내 피겨스케이팅과 수영도 선수층이 두꺼워지는 게 정상이다. 훌륭한 기업이 나오면 건강한 생태계가 조성되는 게 창조경제다. 그런데 한국은 시스템의 부재로 제2, 제3의 김연아 박태환이 나오지 않고 있다.”

동아일보와 함께 ‘동아·베인 창조경제지수(DBCE지수)’를 개발한 베인앤컴퍼니코리아의 이성용 대표(사진)는 한국의 창조경제 수준을 스포츠에 비유해 설명했다. 일부 대기업이 한국경제를 이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창조경제의 정의가 제각각이다. 도대체 창조경제란 무엇인가.

“창조경제가 뭔지 모르겠다면 현 상황, 지금의 우리 경제를 보자. 우선 수출 위주의 경제다. 경제 규모가 크지 않아 내수만으로는 부족하다. 또 다른 차원에서는 쫓아가는 경제라고 할 수 있다. 쫓아가는 경제에서 조금 발전하면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가 된다. 창조경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이끄는 경제, 리딩(leading) 경제라고 본다.”

―DBCE지수의 의의는 무엇인가.

“모호한 창조경제의 개념을 정량적으로 지수화한 점에서 우선 큰 의미가 있다. 단순한 지표의 나열에 그치지 않고 조사 대상 35개국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지표들을 선정해 측정하고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다음은 왜 우리 경제가 잘 안 되고 있는지 근본적인 문제를 파고들어 프레임을 만든 것이다. 창조경제 정의에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곧바로 해법으로 시각을 돌렸다. 끝으로 어떻게 하면 창조경제에 도달할 수 있을지를 정부, 기업, 사회, 학교의 차원에서 구체화했다는 점이다.”

―창조경제의 예를 든다면….

“TV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나가수)’를 보자. 나가수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요소를 재조합해서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낸 프로그램이다. 출연한 가수들은 활발하게 콘서트를 열며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음원(音源)시장이 커지는 등 부가적인 사업 기회가 생겨나고 있다. 이렇게 부가가치를 더하는 것이 창조경제다. 재래식 두부 대신 신선한 포장두부로 부가가치를 높인 풀무원은 대표적인 창조경제 기업이다.”

―창조경제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속도가 빠르고 유연해야 한다. 일단 저지르고 봐야 한다. 이것저것 다 재고, 대통령에게 모든 걸 보고하고 시작하면 할 수 있는 게 없다. 벤처 박물관을 짓고 벤처데이(day)나 벤처위크(week) 같은 박람회를 여는 신선한 접근도 필요하다. 유구한 역사가 있어야만 박물관을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 어린이들이 찾아 즐기고 기업가정신을 키울 수 있는 현대적인 박물관을 지으면 창업에 대한 생각을 바꿀 수 있다. 대통령이 해외 순방할 때 동행 명단에 대기업 경영자뿐 아니라 벤처 창업가도 올리라고 권하고 싶다. 그것이 창조경제를 주장하는 대통령에게 걸맞은 행보 아닐까.”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창조경제#이성용#베인앤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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