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킨지의 한국 신성장 공식 “삼성高-LG高 만들어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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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년만에 ‘2차 한국보고서’ 내놔

매킨지,15년만에 ‘2차 한국 보고서’ 내놔
“지나친 교육비 부담과 가계 빚으로 한국 중산층의 절반 이상이 ‘적자 가구’로 전락했다. 이를 극복하려면 대기업들이 ‘삼성고’와 ‘LG고’ 같은 직업학교를 세워 대학에 가지 않아도 전문가로 대접받을 수 있는 길을 터줘야 한다. 서비스업을 육성해 질 좋은 일자리도 만들어야 한다.”

글로벌 컨설팅사인 매킨지가 14일 이런 내용을 담은 ‘매킨지의 제2차 한국 보고서: 신성장 공식’을 내놨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에 1차 한국 보고서를 내놓은 뒤 15년 만에 한국 경제 전반을 분석해 내놓은 종합보고서다. 1차 보고서 때 국내 대기업들의 과도한 부채문제와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지적했던 매킨지는 이번에 중산층의 위기를 집중 조명했다.

○ 빈곤한 중산층의 출현

보고서는 한국의 중산층 가구 비중이 67.5%(2010년 기준)로 1990년의 75.4%보다 7.9%포인트 감소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중산층이 감소한 원인으로는 과다한 교육비와 주택담보대출 부담이 꼽혔다.

1990년 15%였던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중산층 적자 가구’는 2010년에 24.5%로 급등했다. 또 대출 원금 상환까지 감안한 중산층 적자 가구는 54.8%로 늘었다. 한국의 평균 집값이 연소득의 7.7배로 미국(3.3배), 영국(6.1배)보다 비싼데도 집을 소유하려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또 경제적으로 봤을 때 향후 대졸자가 고졸자보다 손해를 볼 정도로 교육비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 네 살짜리 어린이가 성장 과정에서 투입되는 각종 교육비 등을 고려하면 이 아이가 대학을 졸업할 경우 58세 때 연봉은 지금 현재 가치로 1억4800만 원, 고교만 졸업할 경우엔 1억5700만 원으로 고교 졸업 쪽이 오히려 유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졸자는 사교육비가 많이 들 뿐 아니라 일을 늦게 시작하는 반면에 정년은 과거보다 짧아졌기 때문이다.

○ 기업은 돈 벌어도 가계는 가난해지는 구조

국내 대기업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해 국내에서 창출한 일자리가 18%(1995년)에서 12%(2010년)로 감소한 점도 적자 가구의 비중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기업 생산기지의 해외 이전은 세계적인 추세지만 대기업 일자리를 대체할 중소기업 생산성은 대기업의 27%에 불과할 정도로 낮다. 이 때문에 전체 고용의 88%나 담당하는 중소기업의 임금은 대기업의 50%에 그친다.

낙후된 서비스산업도 중산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서비스 부문 일자리가 전체의 70%를 웃돌지만 서비스 부문 임금은 제조업의 55%에 그친다. 부가가치가 낮은 음식점 등의 자영업자가 많은 탓에 서비스 부문의 생산성이 제조업의 40%밖에 안 된다는 것.

○ “서비스업 육성이 중산층 빈곤화 해법”

보고서는 그동안 한국 경제를 지탱한 성장 모델이 유효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중견기업과 서비스업 육성을 통해 괜찮은 일자리를 만들어서 중산층의 빈곤화를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리처드 돕스 매킨지 글로벌연구소장은 “금융, 의료보건, 관광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서비스업을 적극 육성하고, 중소기업의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해서 존속 가망성이 없는 중소기업은 시장에서 빨리 탈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이 적극 참여해 사교육비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동록 매킨지 파트너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아도 고졸자로서 기업에 정착해 전문가나 마이스터 학교의 교수 등 ‘세미 엘리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 사교육비를 줄여야 한다”며 “기업들도 맞춤형 인재를 육성하고 졸업 즉시 기업에 취업시키는 직업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매킨지#소득계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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