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라 던지는 재미까지…괴물 류현진은 진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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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5일 07시 00분


류현진. 스포츠동아DB
류현진. 스포츠동아DB
■ 류현진, 등판할 때마다 나날이 성장

1회 징크스 탈피…삼진도 지속적 증가
결정구 슬라이더로 4K…타자 허 찔러
빠른 구위 습득 능력…커브도 수준급
매팅리 감독 “4개 구종 자유 구사” 극찬


14일(한국시간) 애리조나전은 LA 다저스 류현진(26)이 메이저리그에 갈수록 적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한판이었다. 체이스필드에서 애리조나를 상대로 선발등판한 류현진의 드러난 기록은 6이닝 6안타 3실점(3자책점)으로 퀄리티스타트 요건을 가까스로 채운 수준이었다. 그러나 내용은 그 이상이었다. 개막 후 3차례 메이저리그 등판 중 최고 피칭이었다고 해도 손색이 없었다.

○사라진 1회 징크스…그리고 9K

류현진은 3일 샌프란시스코전과 9일 피츠버그전에서 먼저 실점했다. 특히 1회가 불안했다. 3일 샌프란시스코전은 실점은 안 했으나 1회 연속안타를 맞은 뒤 병살타를 유도해 가까스로 위기를 탈출했다. 그러다 4회 3연속 안타로 첫 실점을 했다. 9일 피츠버그전은 1회 2점홈런을 맞았다. 그러나 류현진은 두 차례 등판에서 무너지지 않고 6이닝 이상을 버텼다. 그리고 14일 애리조나전은 1회 1번타자 폴락부터 삼진 처리하는 등, 3타자를 모두 요리하고 경쾌하게 출발했다. 첫 실점도 다저스가 3-0으로 앞선 5회말에서야 내줄 정도로 피칭에 안정감을 더했다. 류현진은 “정말 떨렸다.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보다 더 떨렸다”고 메이저리그 데뷔전의 긴장감을 고백한 바 있다. 그러나 등판이 쌓일수록 메이저리그도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으로 바뀌고 있다. 탈삼진 숫자(5개→6개→9개)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4가지 구종으로 진화하는 괴물

류현진은 한국 프로야구를 직구와 서클 체인지업 두 가지 구종으로 평정했다. 그런데 메이저리그에 진출해서 류현진은 슬라이더 비율을 높여가고 있다. 첫 승을 거둔 8일 피츠버그전에서도 슬라이더가 효자 노릇을 하더니 14일 애리조나전에서도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구사해 상대의 허를 찔렀다.

류현진이 이날 던진 투구수 107개 중 슬라이더는 14개로 직구(51구)나 체인지업(31구)보다 적었다. 나머지 11구는 커브였다. 그러나 1회 첫 타자 AJ 폴락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잡는 등, 9개의 탈삼진 중 4개를 슬라이더로 뽑아냈다. 직구와 체인지업은 각 2개, 커브는 1개가 결정구로 쓰였다. 류현진의 진정한 천재성은 타격재능보다는 빠른 구위 습득능력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직구 외에도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 모든 구종을 자유롭게 구사한다”고 극찬했다. 더불어 “언제나 자신감을 잃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류현진의 승승장구 비결이 여기에 압축돼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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