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타이거 룰’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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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 2R 스코어 오기로 실격 위기… 바뀐 룰로 기사회생… 3R 공동 7위
공동선두 스니데커-카브레라 추격

세계 최고 권위의 골프대회 마스터스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8·미국·사진)를 둘러싼 특혜시비로 시끄럽다. 논란이 된 건 13일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에서 열린 2라운드 15번 홀(파5)이었다. 우즈는 87야드를 남기고 웨지로 세 번째 샷을 했는데 공은 깃대를 맞고 그린 아래 워터 해저드에 빠졌다. 우즈는 원래 친 위치에서 2야드 뒤로 물러나 5번째 샷을 했고 보기를 기록했다.

하지만 2야드 후방 지점에 드롭한 뒤 친 우즈의 마지막 샷은 ‘마지막으로 플레이한 지점에서 되도록 가까운 곳에서 플레이해야 한다’는 워터해저드에 관한 골프규칙 26조 1항을 위반한 것이다. 따라서 우즈는 오소(誤所) 플레이로 2벌타를 받아 트리플 보기가 돼야 한다. 그런데 규정 위반 사실을 몰랐던 우즈는 이 홀을 보기로 기록한 채 경기위원회에 스코어카드를 제출했다. 스코어카드 오기(誤記)는 실격 사항이다.

본격적인 논란은 다음 날 시작됐다. 우즈의 오소 플레이에 대한 시청자의 제보를 받고 하루 뒤 영상을 재검토한 경기위원회는 우즈에게 2벌타만 부과하는 것으로 사태를 마무리했다. 그러자 우즈만을 위한 ‘타이거 룰’이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USA 투데이는 “우즈가 마스터스에서 우승한다면 그것은 더러운 승리로 기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우즈를 옹호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개정된 골프규칙에 따라 정당하게 실격 면제를 받았다는 것이다. 영국왕실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작년부터 골프규칙 33조 7항에 ‘경기자가 규칙을 위반한 결과로 일어난 사실을 합리적으로 알 수 없었거나 발견할 수 없었다는 것을 경기를 관리하는 위원회가 납득한 경우 실격을 면제할 수 있다’는 문구를 집어넣었다. 규칙 개정은 메이저대회를 3차례 제패한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의 플레이가 계기가 됐다. 해링턴은 2011년 1월 유럽 투어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에서 볼 마커를 집어 들다 볼을 살짝 건드리는 실수를 했다. 본인은 이 사실을 모든 채 스코어카드를 제출했는데 TV 시청자의 제보를 받은 경기위원회는 하루 뒤 스코어카드 오기로 해링턴을 실격시켰다.

우즈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스스로 기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1, 2년 전이었다면 실격이 맞다. 그런데 규칙이 바뀌었다. 지금 상황은 해링턴 룰에 따른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3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친 우즈는 중간합계 3언더파 213타로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7위에 자리하며 그린재킷을 사정권에 뒀다. 브랜트 스니데커(미국)와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가 7언더파 209타로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마스터스#타이거 우즈#특혜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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