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간 한국 전통의 천연염색에 전념해온 이병찬 씨(81)의 작품을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은 기획전시실Ⅱ에서 이 씨가 최근 박물관에 기증한 작품과 자료 221점을 정리한 기증특별전 ‘자연을 물들이다’를 개최하고 있다. 이 씨는 1982년부터 홀로 염색 공부를 시작해 실전(失傳)됐던 전통 천연염색법을 되살려 왔다. 그는 1990년 제15회 전승공예대전에서 천연염색실로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본보 1월 16일자 A27면 “되찾은 우리 쪽빛, 내 삶의 꽃망울 보듬었죠” 전통염색 전문가 이병찬 씨
특별전 ‘자연을 되살리다’는 전체 3부로 구성됐다. 1부 ‘색, 스며들다’는 이 씨의 염색 입문 배경을 소개하고 공예대전 수상작들을 전시한다. 2부 ‘색, 담기다’는 그가 고문헌을 뒤져가며 전통 방식을 되찾는 노력을 담은 연구 자료와 다양한 식물 표본, 실험기록을 소개한다. 특히 식물학자인 고 이창복 선생의 도움을 얻어 직접 쪽을 키워 전통기법으로 만든 ‘쪽빛’을 찾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마지막 3부 ‘색, 발산하다’는 염색 공방을 재현해 전통 염색 과정을 보여주고, 그와 제자들의 주요 작품을 함께 전시한다. 이 씨는 매주 목요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직접 염색하는 과정을 시연할 계획이다. 전시와 연계한 염색 교육도 함께 진행한다.
이 씨는 올해 초 복막염으로 수술까지 받으며 어려움을 겪었으나 최근 호전돼 다시 염색 연구에 열정을 보이고 있다. 그는 “단절되고 쇠퇴된 것으로 평가받는 우리 염색이지만 노력만 하면 되살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전시는 5월 20일까지. 02-3704-3114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