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데뷔’ 차두리 “야유받아 섭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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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4일 16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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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수원삼성과 FC서울의 경기에서 FC서울 차두리가 수원 스테보의 공격에 앞서 볼을 걷어내고 있다. 수원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14일 오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수원삼성과 FC서울의 경기에서 FC서울 차두리가 수원 스테보의 공격에 앞서 볼을 걷어내고 있다. 수원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동아닷컴]

“왜 제가 야유를 받아야하는 거죠? 좀 갸우뚱했어요.”

차두리가 K리그 클래식 데뷔전을 치렀다. 차두리는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정규리그 6라운드 수원과의 경기에서 서울과 계약한 뒤로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서울은 수원과 1-1 무승부를 기록, 수원 상대로 최근 9경기 2무 7패로 징크스를 깨는데는 실패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실전 경기에 나선 차두리의 얼굴은 밝았다. 차두리는 “힘도 들고 긴장도 많이 했지만, 한국에서 시합한 것 자체가 감격이었다”라며 “오랜만에 실전을 치르니 좋았다”라고 데뷔전 소감을 전했다.

이어 차두리는 “팀이 어려운 경기를 지고 온 상황에서 책임감을 많이 느꼈다”라면서 “팀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라고 술회했다.

차두리는 “K리그에서는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할 기회가 별로 없다. 서울 선수이다보니 1년에 몇 번은 이런 기회가 온다고 생각한다”라며 “큰 경기는 선수를 발전시킨다. 끝나고 나면 또 항상 아쉽지만, 오늘 경기는 정말 즐거웠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차두리는 공을 잡을 때마다 수원팬들로부터 격한 야유에 직면했다. 차두리는 이에 대해 “유럽에서도 안 받아본 야유를 한국에서 받으니 좀 섭섭했다”라고 답했다. 차두리는 “아버님이 수원에서 감독을 한 거지, 제가 여기서 선수생활을 하다가 유럽에 다녀온 것은 아니지 않나”라면서 “내가 왜 야유를 받아야하나 하고 좀 갸우뚱했다”라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차두리는 “그만큼 상대팀 팬들이 날 의식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이것도 축구의 요소고, 관중들의 재미”라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이날 차두리는 특유의 몸싸움 능력을 십분 발휘해 ‘수원의 창’ 스테보와 정대세를 괴롭게 했다. 특유의 활발한 활동량은 이곳저곳에서 수원의 패스를 가로채는 등의 좋은 결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반 19분 데얀의 선제골로 앞서가던 서울은 후반 42분 라돈치치에 동점골을 내주며 아쉽게 비겼다. 동점골로 연결된 스테보의 크로스는 바로 차두리의 머리를 스친 뒤 라돈치치에게 연결됐다. 차두리는 “쭉 뻗었는데 키가 안 닿았다. 살짝 내 머리를 넘어갔다”라고 아쉬워하면서도 “내 마음대로 됐다면 내가 2골을 넣고 3-0으로 이겼어야했다. 모든 게 내가 원하는대로만 되지는 않는다”라고 유쾌하게 익살을 떨었다.

이날 ‘분데스리가 출신 맞대결’로 관심을 끌었던 정대세는 전반 38분, 골키퍼를 향한 어이없는 태클로 퇴장을 당했다. 이에 대해 차두리는 “경기가 끝난 뒤 너 도대체 뭘한 거냐고 물어봤다. 이해가 안 갔다. 자기도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라면서 “그런데 (정)대세가 퇴장당한 것도 저한테는 하나의 즐거움이었다”라고 좌중을 웃겼다.

차두리는 “아무래도 유럽은 개인주의다. 한국의 동료 의식이 그리웠다. 한국에서 함께 땀흘리고 의지하며 경기했다는 것 자체가 제겐 너무 좋았던 부분”이라면서 “다른 사람도 아닌 (정)대세와 한국에서 경기한 것 자체도 좋았다. 즐거운 90분이었다”이라고 이날 경기를 정리했다.

수원|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사진|수원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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