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영감 담은 새 향수 5월 공개… 전세계에 럭셔리 향기 퍼뜨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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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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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최고급 향수 ‘아닉구탈’ 조향사 카밀 구탈-법인장 윌리엄 부에레 방한

어머니 아닉 구탈의 뒤를 이어 럭셔리 향수의 전통을 이어 가고 있는 카밀 구탈 씨(오른쪽)와 아모레퍼시픽이 아닉 구탈을 인수하기 전부터 브랜드를 이끌고 있는 윌리엄 부에레 법인장.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어머니 아닉 구탈의 뒤를 이어 럭셔리 향수의 전통을 이어 가고 있는 카밀 구탈 씨(오른쪽)와 아모레퍼시픽이 아닉 구탈을 인수하기 전부터 브랜드를 이끌고 있는 윌리엄 부에레 법인장.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조향사(調香師)인 어머니는 사춘기 딸에게 ‘프티트 셰리(작은 내 사랑)’란 이름의 향수를 만들어 줬다. 6세 때부터 엄마의 향수가게에서 향기와 친해진 딸도 자연스레 조향사가 됐다.

프랑스의 최고급 향수 브랜드 ‘아닉구탈’은 피아니스트에서 패션모델로, 다시 조향사로 변신한 아닉 구탈이 1981년 만들었다. 고급 브랜드의 이름을 달고 대량 유통되는 일반 향수들과 달리 가치를 아는 소수의 고객을 타깃으로 했다.

국내에선 2011년 아모레퍼시픽이 인수하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한국 기업 최초의 해외 화장품 브랜드 인수 사례였다.

아닉 구탈의 딸인 카밀 구탈 씨(40)가 최근 방한했다. 구탈 씨는 모친이 1999년 53세로 세상을 떠난 뒤 조향사로 아닉구탈의 경영에 참여해 왔다.

9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난 구탈 씨는 “뷰티산업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이 높은 기업과 손을 잡게 돼 든든해진 기분”이라며 “어머니가 강조했던 브랜드 가치를 최대한 지키면서 글로벌 브랜드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탈 씨의 방한에는 윌리엄 부에레 법인장(45)도 동행했다. 글로벌 뷰티 브랜드에서 약 20년간 경력을 쌓은 부에레 법인장은 2008년 아닉구탈에 합류했다.

“프랑스에선 인지도가 높지만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지진 않았던 이 브랜드에 적합한 인수자를 찾을 때 처음부터 염두에 두었던 기업 중 하나가 아모레퍼시픽이었습니다. 성장세가 높은 아시아 시장에 강하고, 전문성과 비전이 남달라 장기적으로 브랜드를 성장시켜 줄 적임자라고 생각했거든요.”(부에레 법인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아닉구탈을 인수했지만 구탈 씨와 부에레 법인장을 포함한 임직원들을 그대로 남겨 브랜드의 정통성을 이어 가게 했다. 부에레 법인장은 마케팅 및 영업 전략을 짜고, 구탈 씨는 브랜드 정체성을 지키는 역할을 하면서 ‘미래’와 ‘전통’을 조화시키고 있다.

아닉구탈은 세계 40여 개국에서 1350개의 매장과 12개의 단독 부티크를 운영하고 있다. 아닉구탈은 단독 부티크를 2017년까지 50개로 확대하고, 현재 400억 원대인 매출도 1000억 원대로 늘리는 게 목표다. 부에레 법인장은 “럭셔리 브랜드의 특성상 좀더 충분한 쇼핑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단독 부티크 확대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에레 법인장은 아닉구탈에 합류한 뒤 크리스티앙 디오르, 이브생로랑 등 유명 향수 브랜드에서 근무한 인재들을 유치해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 설정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는 “대중적인 향수들은 향기만 맡아도 어떤 브랜드의 제품이고, 이걸 좋아하는 사람은 어떤 성향일 것이라는 것까지 짐작게 한다”며 “아닉구탈은 흔하지 않고 매우 프랑스적이라는 장점을 십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닉구탈은 5월 국내에 새로운 향수 컬렉션인 ‘콜로뉴 라인’을 선보일 예정이다. 향수를 소개하는 구탈 씨의 얼굴이 밝게 빛났다. 이탈리아 정원, 프랑스 휴양지, 지중해의 오렌지나무 밭에서 영감을 얻은 3가지 향수는 코를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깊은 존재감을 느끼게 한다.

여행을 통해 영감을 많이 얻는다는 구탈 씨는 “11월에 다시 한국을 방문해 아모레퍼시픽의 녹차밭이 있는 제주도를 찾을 예정이다”라며 “제주도 여행의 영감을 어떻게 녹여 낼 수 있을지 고민해 보겠다”며 웃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아닉구칼#카밀구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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