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승 절박한 한화 전원 삭발¨김응룡 감독 “마음이 아프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4월 12일 07시 00분


주장 김태균 주도…새벽까지 머리카락 밀어

11일 대구구장. 한화 선수단이 도착하자 주위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선수들이 하나 같이 까까머리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상대팀 삼성 선수들도 당황한 눈치. 삼성의 모 선수는 “한화 선수들이 모두 삭발했다는 게 사실이냐?”며 놀라워했다. 한화 선수단은 10일 삼성에 져 개막 9연패를 당한 뒤 숙소로 돌아가 가정용 이발기를 2개 구입했다. 그리고 새벽까지 서로의 머리카락을 깎아줬다. 주장 김태균은 “서로 (머리카락을) 밀어주면서 동료애가 생기는 게 아니겠느냐”며 농담을 건넸지만, 어떻게 해서라도 연패를 끊고 싶은 절박한 심정이 묻어났다.

선수들이 삭발한 사실을 점심식사 때 알게 된 김성한 수석코치는 “(김)태균이가 자기 밑으로는 다 깎고, 선배들은 선택이라고 한 모양이더라. 언질을 받지 못한 최승환은 미처 자르지 못했지만 선수단이 어떤 마음으로 삭발했는지 알 것 같아 안타까웠다”며 “(김응룡) 감독님도 선수들이 삭발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면서도 많이 슬퍼하셨다”고 귀띔했다.

야구는 단체종목이다.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나야 하지, 한 명이 특출하게 잘 한다고 이길 수는 없다. 팀을 위해 상황별 배팅을 할 줄 알아야 하고, 나를 희생해 주자를 진루하게 만들어야 한다. 김태균이 강조한 ‘동료애’도 개인능력을 발휘하되 하나로 뭉쳐 난관을 헤쳐 나가자는 의미였다. 그 의지의 표현이 삭발 투혼이었다.

대구|홍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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