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발사 징후]中런민일보 “北, 상황 오판말라” 강력 경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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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판 1면에 “北 기대대로 안될 것”… 환추시보도 “北 너무 나갔다” 사설
관영언론들 이례적 김정은정권 비난

중국의 대표적 관영 매체들이 10일 북한을 비난하고 나섰다. 이와 함께 육로를 통한 중국인의 북한 단체관광은 이날부터 잠정 중단됐다. 또 중국의 대북 수출이 줄어드는 등 중국의 대북 기류가 변화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북한의 일방적인 위협과 긴장고조 행위에도 북한을 감싸고 한국 미국 일본을 싸잡아 책임을 지라고 주장해 온 중국의 태도와는 결이 크게 다른 모습이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해외판은 이날 1면에서 ‘반도 문제. 4개국에 대한 네 마디 말’이란 제목으로 한반도 문제를 두고 북한 미국 한국 일본에 고함을 지르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현안에 대한 런민일보의 입장을 전하는 ‘망해루(望海樓)’란 이름의 평론에서다.

런민일보는 가장 먼저 조선(북한)을 거론하며 “상황을 오판하지 마라”고 요구했다. 신문은 “조선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위반할 어떤 이유도 없으며 지난해부터 반도(한반도)의 긴장 악화에서 벗어날 수 없는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조선에 특수한 국내 사정이 있겠지만 그것은 조선의 내정일 뿐”이라며 “조선의 언행으로 반도의 모순을 격화한다면 국제문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반도의 국면이 조선의 생각과 기대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물론 미국에 대해 “불난 곳에 기름을 붓지 마라”, 한국에 대해 “(한국이 가장 피해 본다는) 핵심을 잃지 마라”, 일본에는 “남의 집에 불났을 때 강도짓 하지 말라”고도 요구했지만 과거와는 결이 많이 달라졌다. 망해루는 4일자에선 북한과 미국 한국 모두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홍콩 펑황왕(鳳凰網)은 이 평론을 ‘한반도 국면이 조선 마음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제목으로 바꿔 전재하고 있다. 주요 타깃을 북한으로 본 것.

런민일보 온라인 한국어판도 이날 ‘한반도 문제 관련해 4개국에 전하는 중국의 메시지’라는 똑같은 제목의 평론을 소개했다. 한국어판에서도 국제문제 전문가 화이원(華益文)은 평론 코너인 ‘망해루’에서 북한 한국 미국 일본에 차례로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런민일보의 국제시사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좀더 노골적이다. 신문은 이날 ‘원인이 무엇이든, 조선이 너무 나갔다’는 제목의 사설로 북한의 행동을 조목조목 꼬집었다. 신문은 “조선은 일련의 행동이 국제사회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계속 악화시키고 신뢰와 명예를 훼손하는 것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중국인들 北에 대한 호감 사라져” ▼

■ 中 육로통한 北단체관광 중단… 1분기 대북수출 13.8% 줄어


환추시보는 “조선의 국가안보가 이렇게 모든 것을 신경 안 쓸 정도로 위급한 게 아니다”라며 “조선에 필요한 것은 경제발전을 위한 자원이지만 이런 식으로는 얻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핵무기는 (국가의) 호신용이지 국제질서에 대한 반란의 수단이 아니다”라며 “평양은 핵무기에 지나치게 높은 희망을 걸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중국인의 조선에 대한 호감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고 평양을 동정하던 중국인들도 평양이 심하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반도 전문가인 장롄구이(張璉괴)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는 이날 환추시보 기고문에서 북한 지도부가 자국 군사력에 대한 비이성적 맹신을 하고 있어 전면전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반도의 전쟁 발발 확률이 70∼80%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압록강을 경계로 북한과 마주하고 있는 중국 랴오닝(遼寧) 성 단둥(丹東) 시에서는 10일부터 북한 단체관광이 일제히 중단됐다. 단둥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시 여행국에서 단체관광을 중단하라는 통지문이 10일 내려왔다”고 전했다.

북한 관광상품을 판매하는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북한 관광이 중단됐다. 언제 재개될지는 모르지만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15일 이후에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여행사와 여행객들이 최근 조선반도(한반도) 정세의 긴장 상황을 이해함에 따라 자발적으로 여행 계획을 취소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올해 1분기(1∼3월) 대북 수출이 7억2000만 달러(약 8136억 원)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8%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대북 수입은 5억9000만 달러(약 6667억 원)로 2.5% 늘었다. 이에 따라 총 교역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7.2% 감소했다. 북-중 교역은 작년 하반기부터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베이징=이헌진·고기정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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