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정장은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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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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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복업체, 색상-디자인 젊게 바꿔… 광고모델도 조인성-정우성으로 교체

파크랜드 모델 조인성
파크랜드 모델 조인성
줄어드는 넥타이 폭과 컬러풀한 바지, 멜빵….

맵시 있는 남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리타분한 ‘아저씨 정장’이나 ‘중년 교복’ 같은 천편일률적인 슈트가 사라지고 있다. 신사복 업체들은 브랜드 이미지를 뒤엎는 젊은 모델을 기용해 반전을 꾀하거나 한층 젊어 보일 수 있는 신상품들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조인성이 착용한 슈트들을 제작한 파크랜드는 타이트하면서도 과감함 컬러를 쓴 팬츠와 멜빵 스타일을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파크랜드 측은 “신사복 시장이 점점 젊어지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합리적 가격, 품질 외에도 젊고 세련된 상품 기획에 중점을 두고 적극적으로 마케팅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조인성을 모델로 기용하고 난 뒤 파크랜드 매장을 찾는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세정그룹의 남성복 브랜드 인디안도 최근 정우성을 모델로 기용해서 브랜드 이미지를 젊게 바꾸고 있다. 인디안은 젊어 보이는 스타일을 선호하는 중년 남성을 위해 올 봄여름 시즌 반바지 물량도 17% 늘렸다. 비즈니스 옷차림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지면서 짧은 바지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주름이 없어 슬림한 몸매를 강조할 수 있는 노턱(no-tuck) 팬츠 라인을 강화하며 녹색과 빨강 등 컬러 팬츠 구성도 늘렸다. 인디안 측은 “활동성을 높인 가벼운 시티 캐주얼 스타일도 새롭게 선보이면서 타이 대신 스카프를 매치하는 등 고객들에게 보다 젊은 스타일을 제안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경향은 고가의 해외 패션 브랜드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경우 재킷은 허리선을 넣어 날렵함을 살리고 팬츠는 허리선을 높게 디자인해 하체가 길어 보이게 했다. 타이도 슬림한 슈트에 어울리도록 폭이 좁아진 디자인으로 나오고 있다. 제냐의 ‘밀라노 타이’는 기존 타이보다 폭이 0.5cm 줄어든 8cm다. 남성복에는 잘 안 쓰는 실크를 주요 소재로 쓴 것도 특징이다.

이런 변화는 최근 경제력을 갖춘 중년 남성들이 자기만의 개성을 찾아 패션에 관심을 기울이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출시되는 슈트들은 이전의 ‘아저씨 정장’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라며 “기존 고객들의 수요를 만족시키고 젊은 고객까지 추가로 확보하기 위한 남성복의 변신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파크랜드#조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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