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신다운 “세계선수권 우승했는데 아무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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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1일 06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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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다운. 동아닷컴DB
신다운. 동아닷컴DB
[동아닷컴]

“세계선수권 우승했는데 아무도 모르더라구요. 덕분에 소치올림픽에서 동기부여가 될 것 같아요.”

10일 서울 양천구 목동 아이스링크에서는 2013-14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 2013 전국 남녀 쇼트트랙 선수권 경기가 열렸다. 곽윤기(서울시청), 이호석, 조해리(이상 고양시청) 등 베테랑 선수들과 심석희(세화여고), 김아랑(전주제일고), 박세영(단국대) 등 신예 선수들이 뒤엉켜 국가대표를 향한 레이스를 펼쳤다.

새로운 시즌 국가대표는 오는 2014 소치올림픽에 출전하는 만큼 매 경기 접전이 벌어졌다. 남녀 가리지 않고 임페딩(가로막기 등 레이스 방해) 실격이 수차례 나올 만큼 격렬했다.

하지만 관중석에서 상대적으로 편안하게 이 경기를 지켜보는 선수가 있었다. 신다운(20·서울시청), 그는 이미 지난 3월 헝가리 데브레첸에서 열린 2013 세계선수권에서 정상에 올라 다음 시즌 국가대표 한 자리를 예약한 상태다. 지난 2011-12시즌 처음 국가대표에 선발된 후 두 시즌 만에 거둔 쾌거다. 지난 2009년 이호석 이래 노진규와 곽윤기, 그 뒤를 이은 신다운의 우승으로 한국은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남자부 5년 연속 개인종합 1위를 차지했다.

“(국가대표팀) 최광복 감독님께서 ‘한국 쇼트트랙의 자존심을 살렸다’ 하셔서 뿌듯했어요. (서울시청) 윤재명 감독님도 평소엔 전화 거의 없으신 분인데, 헝가리까지 국제전화를 걸어오셔서 ‘잘했다’ 해주시더라고요. 감동했죠. 첫 해에는 너무 긴장하고 위축됐던 것 같아요. 2년째가 되니 경기 흐름이 눈에 보이더라구요.”

신다운은 세계선수권 1000m 우승 당시 앞서 가던 J.R.셀스키(미국)와 찰스 해믈린(캐나다)이 엉켜 넘어진 덕분에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신다운은 이에 대해 “어부지리가 아니라 전략이었다. 셀스키 선수가 워낙 모험적으로 타는 선수라 사고가 날 거라고 예상한 것”이라면서 “억울하다기보다는 한번 이야기하고 싶었다. 당시 남아있던 3000m 슈퍼파이널에는 자신이 있어서, 종합우승을 노리기 위해 좀 안정적으로 탔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신다운은 “국가대표 첫 해에는 심부름을 도맡아했다. 두번째 해에는 여자팀에 후배들이 많아져서 좋았다”라며 “동갑인 박세영 선수가 국가대표가 되면 좋을 것 같다. 꼭 뽑혔으면 좋겠다”라는 소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신다운의 응원 덕분인지 박세영은 이날 1500m 2위에 이어 500m 1위를 차지하며 소치행 청신호를 밝혔다.

하지만 신다운은 ‘세계선수권 우승 이후 달라진 점이 있나’라는 질문에 “전혀 없다. 아는 사람도 없다”라며 손을 내저었다.

“제가 우승한 거 아무도 몰라요. 포털 뉴스란을 보니까 김연아-이상화-모태범만 딱 있고 전 없더라구요. 역시 올림픽이 중요하죠. 나쁘지만은 않은 게, 나름대로 동기부여도 되는 것 같아요. 내년 올림픽에서 잘해야죠.”

요즘 못봤던 드라마나 영화를 보며 짧게나마 휴식기를 갖고 있다는 신다운은 소치올림픽을 향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가장 자신 있는 종목은 물론 남자 계주죠(웃음). 500m는 일단 결승 진출 목표, 1000-1500m에서는 금메달 노려보려구요. 월드컵에서 경험을 좀 더 쌓아서, 반드시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습니다.”

목동|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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