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피해 소녀, 온라인에 사진 퍼지고 괴롭힘 이어지자 자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10일 11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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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 남학생들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한 10대 소녀가 피해 상황을 담은 사진이 학교와 지역사회는 물론 온라인에도 유포된 후 성적 괴롭힘이 이어지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9일(현지시간) 현지언론에 따르면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의 레테 파슨스(17)양은 2년 전 10대 남학생 4명으로부터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가해자들은 이 장면을 찍어 퍼뜨렸다. 소녀는 등굣길에서 '난잡한X'이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소녀를 모르는 소년들은 문자나 페이스북을 통해 '성관계를 하자'고 줄기차게 요구했다. 시간이 흘러도 괴롭힘이 이어지자 참다못한 소녀는 결국 자살을 시도, 수일 후인 지난 7일 병원에서 숨졌다.

그의 어머니 리어 파슨스는 이날 딸의 자살 경위를 공개하면서 레테가 15세이던 지난 2011년 성폭행을 당했고, 학교와 동네에서 끊임 없는 괴롭힘을 당해 콜하버에서 이사를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사건 당시 레테는 친구 한 명과 함께 10대들 모임에 참석, 보드카를 마셨고 이후 사건에 대해서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어머니에 따르면 남학생 한 명이 딸을 범하는 동안 다른 남학생이 "사진 찍어, 사진 찍어"라고 외쳤고 3일 후 사진이 학교와 동네 전체에 퍼졌다.

이후 레테가 등교하면 주변에서 '창녀'라고 부르며 그를 괴롭히는가 하면 온라인에서도 '나랑도 하자' 같은 모욕과 가학이 이어졌다고 피해자 어머니는 전했다.

이에 대해 현지 경찰은 당시 수사를 벌이기는 했으나 증거 불충분으로 사건을 종결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우리가 다루는 것은 사실이지, 소문이 아니다"며 "비극적인 일이 벌어졌다고 해서 이를 따라다닐 수는 없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당시 경찰이 사진 유포가 범죄는 아니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레테는 핼리팩스로 이사 온 후 스스로를 추스르려고 노력했으나 계속되는 사이버 괴롭힘으로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어머니가 전했다.

이 소식이 대중에 알려진 후 경찰에 재수사를 요구하는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노바스코샤주 법무부 장관도 상황을 파악한 후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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