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 Life]똑똑하고 재밌는 장난감… 난, 친구보다 네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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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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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기술 타고 훨훨 진화하는 완구들

지난달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된 스마트 인형 ‘퍼비’. 모델은 방송인 노홍철. 해즈브로코리아 제공
지난달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된 스마트 인형 ‘퍼비’. 모델은 방송인 노홍철. 해즈브로코리아 제공
스마트 열풍은 이제 생활 그 자체가 되어 버렸다. 휴대전화, 각종 가전제품, 심지어 축구화나 러닝화에도 스마트 기술이 더해져 새로운 제품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스마트 열풍은 이제 ‘신기한 것’이 대우받는 장난감 업계까지 도달했다. 완구업체들은 최신 스마트 기술과 결합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 스마트한 장난감들은 한층 더 똑똑한 기능으로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전해주고 있다.

더 똑똑해진 상호 작용 능력

1990년대 후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일본의 휴대용 게임기 ‘다마고치’를 기억하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먹이고, 재우고, 키우는 단순한 방식의 이 게임기가 엄청난 인기를 끈 것은 사용자와의 독특한 상호 작용 때문이었다. 다마고치 속 가상의 애완동물은 실물과 다를 바 없었다. 단순히 입력한 대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지시에 반응하고, 때로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말하면서 장난감 이상의 ‘무엇’을 느끼게 했다.

약 15년이 지났지만 상호 작용하는 장난감의 매력은 여전히 유효하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결합돼 더욱 생생한 반응을 보이는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미국의 장난감 회사인 해즈브로에서 지난달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출시한 인형 ‘퍼비’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대화를 나누는 등 다양한 상호 작용이 가능한 스마트 인형이다. 1998년 처음 출시돼 약 3년 만에 누적 판매 4000만여 개를 기록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던 퍼비 인형의 최신형 모델이기도 하다.

‘퍼비’는 사용자에 따라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 다마고치 이상의 ‘키우는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성격도 사용자에 따라 다양하게 변한다. 공주님, 개구쟁이, 사고뭉치, 수다쟁이 등 다양한 캐릭터가 있다. 인형을 거꾸로 들고 지나치게 흔들거나 하면 마치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똑같은 이야기를 해도 정해진 패턴이 없어 다양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쉽게 질릴 우려도 적다.

‘퍼비’는 외계 행성에서 왔다는 콘셉트에 맞게 ‘퍼비시’라고 부르는 외계어를 사용한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번역해 가며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그러다 사용자와 대화를 많이 하면 할수록 점점 그 나라 말을 배우기 시작한다. 나중에는 번역기 없이도 대화를 할 수 있다. 음악을 틀어주면 춤을 추는 등 잔재미도 있다.

일본 완구업체인 반다이가 지난해 출시(한국 내 공식 출시는 검토 중)한 ‘스마트펫’은 약 18cm 길이의 강아지 모양 로봇이다. 이 장난감의 얼굴 부분은 애플의 아이폰이나 아이팟을 장착할 수 있도록 비워져 있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은 뒤 얼굴 부분에 장착하면 화면에 눈, 코, 입이 등장하면서 작동이 시작된다.

스마트펫은 장난감인 동시에 휴대전화 거치대 역할도 한다. 동작인식 센서가 있어 손동작이나 음성 명령에 따라 100여 가지의 움직임을 보인다. 코 부분을 터치하면 간지럼을 타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알람이나 핸즈프리 통화도 가능하다.

교육 효과도 ‘스마트하게’

증강현실 등 스마트폰 기능을 이용한 교육 효과를 겨냥한 제품도 있다. 유아용 정보기술(IT) 제품 전문업체인 유아이투가 내놓은 ‘코코비의 똑똑 도마’는 스마트폰의 근거리 무선통신(NFC) 기술과 증강현실 기능을 이용한 제품이다.

제품은 네모난 도마 3개로 이뤄져 있다. 이 도마 위쪽에 NFC 칩이 탑재돼 스마트폰을 올려놓으면 스마트폰이 도마를 인식해 반응하게 되는 방식이다. 단 NFC 기능을 탑재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만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면 색깔이나 도형의 모양을 맞히는 문제가 출제된다. 여기에 맞는 색이나 모양을 가진 도마에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는 식으로 문제를 풀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영유아의 숫자와 색깔에 대한 감각이 성장한다는 것이 제조사의 설명이다.

각 도마 위에 그려진 그림은 증강현실 마커(증강현실이 작동하도록 만드는 일정한 패턴의 무늬)의 역할도 한다. 카메라 화면을 이용해 도마를 비추면 스마트폰 화면 속에 새로운 물체가 나타나는 식이다. 이 이미지는 사용자의 동작에 따라 반응해서, 가상의 물체를 움직이거나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

KT와 아이리버가 공동 개발한 로봇 단말기 ‘키봇2’는 어린이를 타깃으로 한 스마트 로봇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를 기반으로 한 7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 화면을 갖추고 있다. 140여 단어의 음성인식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사용자가 몸 이곳저곳을 만지면 독특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60인치 크기에 상영 가능한 빔 프로젝터가 장착돼 대화면 동영상 감상도 가능하다.

스마트 기술과 장난감의 결합은 분명 새로운 분야다. 단 스마트기기와 결합한 장난감을 살 때는 스마트기기 특유의 ‘발전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스마트 기술의 속도에 맞춰 장난감의 성능도 향상되도록 설계됐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수시로 기능이나 콘텐츠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애물단지로 전락해 버릴지도 모른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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