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모 군(16)은 지난해 8월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또래 여중생 A 양에게 말을 건넸다. 박 군은 스마트폰을 받아 전화를 거는 척하더니 갑자기 줄행랑을 쳤다.
A 양이 쫓아오지 못할 만큼 멀리 달아난 박 군은 인터넷에서 알게 된 장물업자 이모 씨(37)에게 전화를 걸었다. 박 군은 오토바이를 타고 온 이 씨에게 A 양의 휴대전화를 넘기고 현금 30만 원을 손에 쥐었다.
가출 청소년인 박 군은 이때부터 2월 초 경찰에 붙잡히기 전까지 동네 친구 10명과 함께 40여 대의 스마트폰을 훔쳤다. 주로 2인 1조로 움직이며 영등포구 관악구, 심지어 경기 안양시까지 범행 지역을 넓혔다. 무작정 택시나 지하철을 타고 모르는 동네로 가 스마트폰을 훔친 뒤 돌아오기도 했다.
박 군 일당은 주로 여성들을 범행 상대로 삼았다. 대당 10만∼30만 원씩 팔아 하루에 100만 원을 벌기도 했다. 이들은 이 돈으로 유흥가에서 술을 마시고 가출 비용을 충당했다. 청소년 사이에서 유행하는 아베크롬비 트레이닝복을 사기도 했다. 이들은 절도행위를 ‘휴대폰 사업’이라 부를 정도로 죄의식이 없었다.
경찰관리대상 청소년이었던 박 군은 범행 장면과 얼굴이 폐쇄회로(CC)TV에 잡히면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박 군 등 11명을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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