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김재훈의 척추 이야기]<3>골다공증 환자 괴롭히는 척추압박골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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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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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 환자의 뼈 단면. 동아일보DB
골다공증 환자의 뼈 단면. 동아일보DB
서울 천호동에 사는 양모 씨(70·여)는 어느 날 갑자기 누웠다 일어날 때 허리와 등이 끊어질 것처럼 심한 통증을 느꼈다. 처음에는 그럭저럭 움직일 수 있었으나 2, 3일 지나니 통증은 더 심해졌다.

누웠을 때는 아무 이상이 없는데 몸을 돌리거나 누웠다 일어날 때 몸이 주저앉는 것처럼 통증이 나타났다. 통증은 앞가슴과 엉덩이로도 번졌다.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보니 가슴 부위의 척추 뼈가 주저앉아 있었다. 전형적인 골다공증(뼈엉성증)성 척추압박골절이었다. 양 씨는 골 시멘트를 주입해 굳히는 간단한 척추성형술을 받고 나서야 극심한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골다공증이 진행된 노년층의 뼈 조직은 약하다. 낙상뿐만 아니라 재채기나 기침과 같은 작은 충격에도 척추압박골절이 생길 수 있다.

척추압박골절은 골다공증으로 골 밀도가 낮아지면서 푸석푸석해진 척추 뼈가 기침이나 재채기 같은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주저앉고 깡통처럼 찌그러지는 질환이다. 정상 척추 뼈와 비교해 볼 때, 앞쪽으로 납작하게 찌그러진 형태가 되기 때문에 압박골절이라 부른다. 서 있을 때 가장 힘을 많이 받는 부위인 중간 흉추 또는 흉추와 요추의 접합 부위에서 흔히 발생한다.

이렇게 골절이 된 부위를 빨리 회복시켜 주지 않으면, 주저앉은 부위에서 미세 골절이 계속 일어나고, 그 안으로 통증을 일으키는 신경이 자라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척추압박골절을 오래 방치하면 척추전만증이나 척추측만증이 생길 수 있다. 또 주위의 척추 뼈도 함께 약해져 연쇄적으로 골절이 일어날 확률도 커진다. 구부러진 척추 뼈는 가슴과 배를 압박해 심장, 폐 기능을 떨어뜨리고, 소화 기능을 약화시킨다. 거동이 불편해 누워 있게 되면 심부정맥 혈전증이나 폐렴, 욕창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척추압박골절이 생기면 과거에는 환자들이 6∼8주간 누워 안정을 취하는 것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최근에는 척추성형술(골 시멘트 보강술)을 많이 쓴다. 주사기와 비슷한 특수 장비로 골절 부위에 골 시멘트를 주입해 굳히는 방법. 간단한 국소마취로 15∼20분 만에 시술이 가능하다. 입원 기간도 길어야 1, 2일 정도로 일상생활 복귀도 빠르다.

골 시멘트는 주입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뼈처럼 굳어 골절 부위를 고정시킨다. 환자들은 구부러진 허리를 펴고 당당히 걸을 수 있다. 그러나 치료가 많이 늦어져서 허리 근육에 변성이 온 경우에는 통증을 완화시키는 효과만 있다. 가급적 2차 변화가 오기 전 빨리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다만 시술과정에서 골 시멘트가 뼈 밖으로 새어 나올 경우 신경 손상의 위험이 있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시술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에게 시술을 받아야 한다.

김재훈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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