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 크로키에서 감성의 자유를 발견하다

  • Array
  • 입력 2013년 4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화가 강현두’ 세번째 개인전

화가로 인생 2막을 개척한 강현두 서울대 명예교수의 누드화. 베세토갤러리 제공
화가로 인생 2막을 개척한 강현두 서울대 명예교수의 누드화. 베세토갤러리 제공
평생 학계에 몸담았던 원로 언론학자가 누드화만 모아 전시를 연다. 강현두 서울대 명예교수(76)의 ‘몸 이야기’전. 풍경(2007년)과 인물(2010년)에 이은 3번째 개인전이다. 누드를 화두로 삼아 빠른 손놀림으로 완성한 크로키, 이를 바탕으로 인체를 해체하고 재구성한 회화까지 50여 점을 보여준다.

“정물을 빼면 주로 사진을 보고 그림을 그렸다. 한동안 하니까 좀 회의가 들더라. 누드 크로키가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다. 선택과 집중이랄까. 20분 동안 서너 번씩 자세를 바꾸는 모델을 눈으로 따라가며 눈과 손을 훈련하는 동안 또 다른 재미에 눈떴다.”

제2의 인생으로 화가의 길에 들어선 그는 논문 쓰고 후학을 가르칠 때의 열정을 고스란히 미술에 쏟아 부었다. 취미 삼아 대충 하는 일이 아니다. 그에게 전시는 ‘뒤로 물러설 데가 없다’는 의지로 노력해온 결실을 평가받는 자리다. 사물을 객관적으로 재현하는 작업에서 누드를 통해 느낌을 전하는 자유롭고 감성적인 작업으로 변화하면서 자신감도 생겼다.

“누드 크로키를 배울 때 20여 명 중 남자는 3명이었는데 결국 나 혼자 남았다. 2년간 집중해온 누드 작업을 매듭짓는 기분으로 마련한 전시다.”

기름을 먹이지 않은 전통 장판지에 먹과 파스텔, 수채물감으로 그린 누드는 생명력이 넘친다. “그림이란 것은 묘한 영역이다. 혼자 시작해 혼자 끝낸다. 논문을 써도 격식이 있는데 그림엔 룰이 있는 것도 아니다. 누구든 스스로 룰이 되고 싶은 생각이 있지 않은가.”

전시는 24∼30일 서울 도렴동 베세토갤러리(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8번 출구 지하 1층). 02-3662-1221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누드화#강현두#몸 이야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